극심한 경제 불황속에서도 수치로 본 전북경제가 비교적 선전했다는 전북도 발표가 있었지만 도민이 체감하는 경제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북도는 지난 10월말을 기준한 지역경제 분석에서 수출을 비롯한 농업성장 잠재력 등의 지표가 희망적이라는 결과를 내놨다. 현대중공업 군산공장 가동 중단, 한국GM군산공장 폐쇄로 지역산업이 뿌리째 흔들렸던 악재가 있었음에도 10월 기준 수출실적은 66억불로 전년 동월 51억불 대비 29.2%인 15억불이나 늘었고 이는 전국에서 가장 높은 증가율이라고 밝혔다.
전북 실업률과 소비자 물가 상승률을 더해 경제적 고통을 수치화한 결과에서도 16개 광역시도중 가장 낮은 전남의 3.5 다음인 3.9 로 체감 고통이 낮았다. 이와 함께 순수 농업활동으로 인한 소득인 농업소득액 역시 983만원으로 전국 9개 광역도 중 네 번째로 중상위의 소득을 올렸다고 도는 강조했다. 후계농업 경영에 나선 비중 역시 광역도중 두 번째로 많았다고 한다. 그리고 이는 실업률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국평균보다 낮고 그동안 역점사업으로 추진해온 삼락농정 등이 성과를 낸 것이라고 자평했다.
물론 수치로 보는 경제적 평가의 의미는 크다. 객관적인 분석과 대비책 마련을 마련하는데 있어 기준이 된다는 점에서 중요하게 다뤄져야 하는 것도 맞다.
하지만 도민 개개인이 이를 신뢰하지 못하고 허수라고 받아들이는 순간 이는 의미 없는 숫자 에 불과하다. 지난 9월 기준 전북 개인기업과 법인 18만8485개사 중 휴·폐업한 업체가 45%인 8만5646개사에 달했다는 도의원의 전수조사 결과가 발표돼 충격을 줬었다. 그리고 올 들어 9월까지 신설된 도내 기업체는 3,000개 이었던데 반해 휴폐업은 4,703개사였다. 휴폐업이 신설을 추월한 위기 상황은 1980년 이후 처음이라 했다.
도 발표를 부정하는 게 아니다. 체감현실이 암울하고 내년에는 더 심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기에 걱정이 앞서는 것이다. 당장 최저임금 2차 쇼크가 예고돼 있다. 정규직은 줄고 임시직만 늘어나는 고용불안 이 가속될 것임은 주지의 사실이다. 여기에 올 들어 지난 9월까지 제조업 가동률은 외환위기 이후 가장 낮았다. 일자리 줄고 공장가동 줄고, 수입 줄어드는 팍팍한 삶이 당장 눈앞에 와있음이다. 이게 현실이다. 희망전북은 숫자가 아니라 체감이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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