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온도가 좀처럼 오르지 않고 있다. 힘들고 어렵지만 연말이면 모두가 조금씩 사랑의 나눔에 동참해왔던 과거와 달리 올해 사랑의 온도탑은 미지근하기 그지없다. 전라북도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설치한 ‘사랑의 온도탑’ 온도계의 현재 온도는 50도를 겨우 넘긴 상태다. 올해 목표액 75억 원의 1%인 7천5백만 원이 모일 때 마다 1도씩 온도가 올라가고 있으니 현재와 같은 상황이라면 한 달 정도 남은 내년 1월말까지 목표액을 달성하긴 쉽지 않아 보인다. 사랑의 온도가 가장 빨리 올라가는 연말 분위기가 유례없이 가라앉았고 지난해에도 모금 종료일에 임박해서야 겨우 목표인 100도를 달성했을 만큼 전북에서의 기부 열기는 침체된 지역경기 흐름에 정확하게 비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유가 있으면 기부를 하겠지만 나부터 살기가 힘들다 보니 기부나 온정은 생각할 여유가 없다는 게 대부분의 이유다. 심각한 경기위축과 누적된 경기침체로 인한 나아지지 않은 서민 생활고가 작은 나눔의 미덕마저 사라지게 하고 있는 것이다.
기업경기라도 나아지면 고액 기부를 기대할 수도 있겠지만 전북의 주축을 이루는 중소기업 대부분이 장기적인 경제침체의 직격탄을 맞아 오히려 지원을 받아야할 입장인 경우가 적지 않다. 사랑의 온도를 주도해 올려줬던 과거를 기대 할 수 없단 점에서 아쉬움이 커져 가는 대목이다. 여기에 자영업자나 소상공인 역시 경제위기 직격탄을 맞은 지 오래고 심각한 취업난에 오르기만 하는 장바구니 물가로 서민가계 마저 하루하루 버티기가 힘든 겨울을 맞고 있다. 온정의 손길이 줄면서 훈훈한 기부가 사라지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로 까지 받아들여지는 이유다. 
힘들고 어려운 이웃들의 겨울나기가 한층 힘들고 지고 있다. 하지만 소외된 이웃을 위한 나눔의 온기가 결국엔 나 자신을 따뜻하게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바 아니지만 기부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현실에 처해 몸과 마음이 자꾸 움츠려드는 이웃들이 늘어만 가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 여유가 있다고 기부가 늘어나는 것은 아니라는데 희망을 가지고 있었지만 이젠 작은 나눔 큰 기쁨 이란 말조차 가볍게 쓸 수 없는 상황이 현실이 돼가고 있다. 각박해진 사회 분위기를 돌려놓기 위해선 결국 경제가 활력을 찾아야 하는데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내년은 올해보다 더 어둡다고 하니 걱정만 더해지는 연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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