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공단이 '신규 펀드메니저 양성 프로그램'을 추진한다.(관련기사 3면)
연기금전문대학원 설립 또한 계획을 중단하는 게 아니라 중장기 목표를 세우고 '인력 양성 인프라 구축', '인력 양성 전담기관 운영' 등 단계별로 추진할 계획이다.
국민연금공단 김성주 이사장은 3일 전북농협 중회의실에서 도내 출입기자들에게 이 같은 내용을 밝히며, 구체적 실행 방안을 설명했다.
김성주 이사장은 최근 국회를 통과한 '국민연금법' 개정 내용에 공단의 업무로 '국민연금기금 운용 전문 인력 양성'을 추가하고, 공단이 이를 수행하기 위해 '교육·연수 프로그램'을 운용하는 조문을 신설한 것을 성과로 꼽았다.
일부에서 지적하듯 법 개정 내용이 연기금전문대학원 설립을 어렵게 할 정도로 후퇴한 게 아니라 공단의 역할을 명문화함으로써 교육기관 운영 노하우 축적 등 장기적으로 글로벌 교육전문기관으로 진화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었다는 게 김 이사장의 설명이다.
현재로서는 교육부의 인가도 없는데 기획재정부와 정치권에 대고 연기금전문대학원 설립을 주장해도 소용 없다는 게 중앙 정가의 분위기라고 김 이사장은 전했다.
하지만, 인력 양성 전담기관 운영 등 과정을 거쳐 관련 인프라를 갖추고 신청한다면 추후 교육부의 인가만으로도 연기금전문대학원 설립이 수월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연기금전문대학원 설립은 빨라야 2023년 경이고, 이 과정에서 관련 인프라 구축에 매진해야 하는 만큼 우선적으로 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특히, 공단은 당장 기금운용인력이 필요해 자체 인력 양성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실제 세계적 연기금 운용역들의 자산 운용 규모는 1인당 1조원 이하인데, 우리 기금운용역은 300명이 600조원을 운용해 1인당 2조원씩을 운용하는 셈이다.
또한 수년 후 기금은 1,000조원으로 늘어나는데 반해 국내 자산운용 인력시장이 작아 전문 인력 양성이 필수 과제로 떠올랐다는 것.
김성주 이사장은 "더욱이 기금운용역의 우수성은 학위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전문기관의 팀장 아래에서 실무를 도제식으로 경험하고 배워야 나오는 게 정설인데, 마침 공단의 필요 인력 양성도 시급한 만큼 실전형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게 됐다"면서 "프로그램은 학위 및 해외 실무경험을 거친 학생들을 대상으로 '채용형(취업 연계)' 및 대학 졸업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체험형' 교육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학생 수는 연차적으로 늘려 학기당 30명 단위로 육성한다는 것이다.
김 이사장은 "실제 국내 NBA 출신들도 해외 취업이 힘든 상황에서 학위 위주의 기관 설립만을 고집할 수는 없었다"며 "연기금전문대학원을 포기하는 게 아니라 당장 필요한 인원을 보충해야 한다는 현실적 고민에서 내린 판단으로 알아달라"고 말했다.
한편, 국민연금공단은 해외 연기금 교육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해 커리큘럼 개발에 착수하는 등 장기적으로 교육양성기관 설립 계획을 추진하는 동시에, SSBT, BNY 등 글로벌 수탁은행 전주사무소 개설로 '연기금에 특화된 제3금융중심지' 지정 조건을 선점한다는 전략이다./황성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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