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술 전주시의회의장

 2019년 기해년(己亥年)의 희망찬 태양이 떠올랐다.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는 일은 누구에게나 남다르고 설레는 일이어서, 가족과 함께 고요히 맞이하든 환하게 밝아오는 일출(日出) 속에 맞이하든, 새로운 희망과 다짐을 되새기는 시간이었으리라 생각한다.
 특히 올해는 지난해 출범한 지방의회가 본격적인 의정활동의 날개를 펼칠 수 있는 해로서, 우리 전주시의회의 새로운 비전과 도전 또한 남다르게 다가온다. 
 무엇보다 기쁜 것은 새하얀 도화지처럼 깨끗한 새해라는 시간을 선물 받고, 어떤 희망이나 꿈이든 마음껏 품을 수 있다는 점이다.
 위대한 정복자라 불리는 알렉산더 대왕은, 큰 전쟁에 출정하기 전에 꼭 자기의 보물창고를 열어 휘하의 장군들에게 모두 나누어 주었다고 한다. 한 신하가 묻기를 “이 값진 보물을 하나도 남겨 놓지 않고 장군들에게 다 나누어주시면 어떻게 합니까?” 했다. 그러자 알렉산더 대왕은 “나는 가장 중요한 것을 남겨두었네. 그것은 바로 희망이네. 나는 동과 서로 나누어진 이 세계가 나의 꿈으로 하나 되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네. 이 희망을 위해서라면 나는 보물 같은 건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어.”라고 답했다고 한다.
 그가 대제국 건설이라는 원대한 꿈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막강한 군사력이나 요행한 천운이 아니라 그 자신이 결코 놓지 않았던 ‘희망’이라는 단단한 힘이었다.
 현재의 시대를 일컬어 많은 이들이 희망이 없는 시대라고 한다. 청춘들에게는 꿈이 없고 중년들에게는 시간이 없고 노년에게는 낙이 없다고 하니, 세상의 인심이 각박해진 것이 절로 와 닿는 듯싶다. 그러나 어떤 경우든 희망은 우리의 삶이 계속되게 하는 힘이요, 새로운 시대로 나아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대한민국의 역사만 보아도 그렇다.
 우리 민족만큼 평화를 사랑한 민족도 없건만, 숱한 침략과 전쟁의 역사 속에서 많은 이들이 죽고 생이별을 하였다. 그럼에도 우리는 다시 일어나고 또 일어나며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들어왔다. 지난해에는 남북한 민족상잔의 아픔을 극복하기 위한 화해의 장이 마련되었으며, 지난날의 정치적 폐해를 개선하기 위한 풍부한 담론과 변화의 의지가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또한 오랫동안 요구되어왔던 지방분권을 위한 법제개편이 적극적으로 추진되고 있으니, 보다 균형적이고 민주적인 국가성장의 기본이 조금씩 마련되고 있는 셈이다.
 아직은 사회 이곳저곳이 아프고 부족한 것이 사실이겠지만, 우리 대한민국은 지금 많은 것을 ‘희망’하고 있다. 그것이야말로 미래의 자산이라는 생각이다.
 중요한 것은 희망한다는 것과 운을 기원하는 것은 다르다는 점이다. 앞서 이야기했던 알렉산더 대왕이 이 또한 좋은 일화를 남겼다. 그들이 페르시아를 정복할 때, 어마어마한 적군을 보고 병사들이 겁에 잔뜩 질렸다. 그러자 알렉산더 대왕은 동전을 던져 앞면이 나오면 이기고 뒷면이 나오면 질 것이라고 호언을 하였다. 동전은 앞면이 나왔고, 사기가 오른 병사들은 큰 승리를 거두었다. 그러나 알고 보니 그 동전은 앞뒤가 같은 것이었다.
 단순히 하늘의 ‘운’만을 기다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희망한다는 것은 이런 것이 아닐까?
 전주시의회는 제 11대의회의 비전을 ‘시민을 행복하게 하는 의회’로 세웠다. 우리는 시민의 대변인이자 지역발전을 이끌어가야 할 선도자로서의 책임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의회의 활동이 곧 시민의 행복과 직결될 수 있다고 믿는다.
 앞으로도 적극적인 행보와 도전으로 시민의 행복을 위해 일할 것을 굳게 다짐하며, 2019년 새해, 시민 한 분 한 분이 마음에 품은 희망의 씨앗들이 큰 나무로 자라나 울창한 숲을 이루는 최고의 한 해가 되기를 간곡히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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