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어디를 가더라도 “저는 전주사람입니다.” 이 말이 자랑이 되는 도시를 만들겠습니다. -전주시 홈페이지 시장 인사말 일부-

‘성장위주, 개발중심’의 패러다임을 ‘사람우선, 인간중심’ 행정으로-전주시 홈페이지 시정목표 일부-

지난 3일 전주시청 김승수 전주시장 집무실은 권위주의를 상징하는 고급 가죽 소파와 집기 등을 찾을 수 없다. 집무용 책상도 서서 일할 수 있도록 설계됐고, 값비싼 자개명패도 볼 수 없다. 벽면 한편에는 환하게 웃는 전주시민들 사진이 걸렸다.

비단 집무실뿐이 아니다. 권위를 내려놓은 채 누구에게나 눈높이를 맞추는 김 시장의 모습은 전주시민에게 낯선 모습이 아니다. 전주발 민생정책은 사람을 소중히 여기고 문화와 생태의 힘을 믿는 김승수 시장으로부터 배어나온다.

세계를 향해, 시민과 함께 찬란한 전주시대를 열겠다는 김승수 시장을 만나 그의 포부를 들었다.

 

Q. 재선에 성공하면서 시민들에게 많은 지지를 받았다. 지난 성과를 되짚어 본다면?

A. 눈에 보이는 성과는 아니지만 도시를 바라보는 패러다임의 변화를 이끌었다는 데 있다. 비난도 많았지만, 도시라는 게 눈으로 보이는 건물과 도로만이 전부가 아니다. 도시를 구성하는 여러 콘텐츠가 있다.

‘생태’ ‘문화’ ‘사람’ 중심의 패러다임을 많은 분들이 지지를 해주셨다는 것, 이것이 중요한 성과라 본다. 분명히 우리가 다른 도시보다 앞서고 있다.

두 번째는 전주시가 글로벌문화도시로서 기틀을 마련했다는 데 있다. 이는 이전 시장을 비롯한 많은 분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천만관광시대로 돌입한 전주는 자기 색을 갖춘 전주국제영화제 등 ‘영화의 도시’로도 도약했다.

또 전주를 향한 러브콜이 유럽을 비롯한 세계 각국으로부터 쇄도하는 등 이제는 전주가 글로벌도시로 성장했음을 느낀다. 한지로 복본한 고종황제친서 교황 전달과 같은 상징적인 사건들이 이를 반증한다.

그밖에도 아중호수 생태호수와 첫마중길 조성, 팔복예술공장을 통한 팔복동 공단 분위기 전환, 월드컵경기장 인근 국제규격스포츠센터 건립, 전라감영 복원, 객리단길 재생 등 전주의 균형 발전을 이끌어낸 성과도 꼽을 수 있다.

 

Q. 지역 현안이 산적했다.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

A. 시민들께서 궁금하신 게 종합경기장, 대한방직 이런 것들이다.

종합경기장 개발은 쉽게는 전임 시장이 했던 원안 그대로 이행하는 방안도 있다. 그렇지만 앞서 말한 것과 같이 전주는 도시를 바라보는 패러다임의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패러다임이 바뀐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최선을 다하고 있다.

대한방직부지 역시 중요한 현안이다. 하루아침에 결정될 사안이 아니라고 본다. 전주에 투자를 한다는 것은 고마운 일이지만 냉철하게 판단해야 한다.

업체가 기업의 이익을 줄이고 전주시를 위한다는 것은 순진한 생각이다. 서로 경쟁하고 부딪혀 가야할 방향을 잡아야 한다. 업체도 그렇게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Q. 2019년도 중점사업은 무엇인가?

A. 우리에게 가장 큰 현안은 전주라는 도시가 어떻게 변해갈 것인가, 미래의 운명을 어떻게 개척할 것인가다.

그래서 올 한 해는 반드시 특례시로 전주시가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가장 큰일이다. 특례시가 되어야 하는 몇 가지 중요한 이유가 있다.

첫째는 많은 분들이 지역 소외론을 언급한다. 사실 우리지역 인구가 줄고 낙후된 것은 근본적으로 국가권력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산업화시대로 넘어오면서 어느 곳은 제철, 어느 곳은 조선, 여기는 반도체, 저기는 자동차, 이렇게 국가권력이 국가에 기여한 산업을 지정했다.

당시 전북은 국가권력으로부터 소외돼 지금에 이르렀다. 그런 의미에서 국가권력이 책임져야 하는 부분이 있다.

둘째는 국가예산을 편성할 때 보면 국회, 청와대, 기재부 등에서 광역별로 요구를 한다. 전남광주, 부산경남이 열이라면 전북은 늘 절반이다. 광역시 없는 도시의 격차가 수십 년 동안 쌓이면서 많은 격차가 벌어졌다.

정부는 시장이 아니다. 경쟁에서 살아남으라는 것은 시장원리이다. 국가란 무엇인가? 국가는 시장과 다르다. 헌법에도 균형발전, 경제 균형적성장이 명시됐다. 그런 면에서 정부가 균형적 성장, 국가 균형발전을 주도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사실, 거주인구는 사실 죽은 통계이다. 전주가 KT빅데이터 분석을 해보면 실제 생활인구가 90만 정도다.

거주인구 66만에게 서비스를 하는 것이 아니고 실제 생활하는 사람들에게 도로, 교통, 상‧하수도 서비스를 제공한다. 수도권에 있는 도시 중에 인구는 80만인데 실제 생활인구는 60만도 안 되는 곳도 있다.

전주는 이미 생활인구로 보면 90만을 훌쩍 넘고 완주를 포함하면 100만을 넘어섰다. 사실상 광역급 생활 인구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특례시 지정은 당연한 일이다.

정부에선 수원, 용인, 고양, 창원 100만 이상 도시를 특례시로 지정하려는데, 김병관 의원 등 국회에서 광역시가 없는 도청소재지 전북 전주와 충북 청주의 포함을 발의한 상태다.

이를 관철시켜 전주가 광역시수준 도시로 가는 데 발판을 마련하는 게 올해 가장 큰 현안이다. 쉽지는 않지만 힘들어도 반드시 가야한다.

 

Q. 끝으로 시민들께 한 말씀.

A. 가장 중요한 게 자각하는 일이라 본다.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인구로 몇 대 도시를 따지는 곳은 대한민국하고 중국인 것 같다. 가슴 아픈 일이다. 유럽에서 보는 전주의 66만은 엄청나게 큰 도시이다.

인구로 도시를 평가하는 시대는 지났다. 지금은 도시영향력으로 평가를 해야 한다. 도시영향력으로 따져보면 전주는 굉장히 앞서있다. 문화영향력, 관광영향력, 생태영향력 등 전반에서 나타난다. 정부 평가인 도시생산성평가에서 2016년 1등을 경험하는 등 앞서 있는 것이 많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부족하고 못하는 것을 탓하기보다, 잘할 수 있는 것에 자부심을 갖고 전주의 새로운 운명을 개척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민들이 자부심을 갖도록 저와 같은 정치인이 반성하고, 열심히 일해 많은 것을 해내겠다. 시민들께서도 함께 자신감과 자부심을 갖고 전주의 운명을 바꿔나갔으면 좋겠다./김선흥기자·ksh9887@·권순재기자·aonglh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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