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밥족 증가, 공동사회 불안의 요인

오피니언l승인2019.01.07l15면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신동화 전북대 명예교수

 우리 사회 환경의 큰 변화로 가정과 직장에서 더불어 같이 식사를 하는 오랜 우리의 전통이 사라져가고 있다. 혼자서 밥 먹는 것을 극히 꺼려해 왔던 지금까지의 생각이 바뀌고, 혼자 밥 먹는 혼밥족이 낯선 풍경이 아니고, 오히려 스스럼없이 혼자 즐기는 풍토가 되었다. 심지어 혼자 식사하는 것이 금기시되었던 직장의 점심문화도 혼밥이 대세가 되고 있다. 이런 경향에 힘입어 배달음식 사업이 번창하면서 직장에서 혼밥족의 음식주문 건수는 작년 대비 금년 62.7%가 증가했다는 통계다. 간편식의 대표주자인 HMR(가정대체식) 시장은 3조 원대에서 올해 말이면 4조 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구상에 인간이 출현한 것은 250만 년 전이라 하는데 육체적으로 열악한 인종이 계속 번창하고 다른 동물을 재배할 수 있었던 것은 우수한 지능 등 여러 이유가 있었지만 특히 힘을 실어 준 것은 여럿이 협력하여 모든 일을, 각자의 힘을 합쳐 공동으로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오랜 동안 각각 흩어져 살았던 원시인들이 같이 협동할 수 있었던 계기는 바로 농업혁명으로 정기적으로 얻어진 먹을거리를 조리하고, 같이 먹음으로서 의사소통과 뜻을 모을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졌고, 한자리에서 식사를 함으로서 가족과 공동체의 유대관계를 형성했기 때문이다. 수천 년 이어왔던 인간의 특징인 협동과 협력의 가장 큰 장점이 이 시대에 이르러 급격히 약화되고 있다. 이런 변화로 공동체인 사회나 국가 보다는 개인과 내 가족만을 최우선시 하는 지극히 위험한 사회가 되어 가고 있다. 이런 극단적인 개인주의는 집단 속에 있어도 극심한 외로움을 느끼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 오랜 역사동안 우리는 같이 밥을 먹는 것에 큰 의미를 두며 서로를 이해하는 자연스러운 교류의 시간을 가졌고 가정에서는 후손에게 어른의 지혜를 전수하는 자연스러운 장소가 되어왔다.
 밥까지 혼자 먹게 되면 인간과의 접촉이 지극히 제한되면서 정서교류는 차단된다. 요 근래 일어나는 사회 갈등도 혼밥 등에서 기인하는 개인 우선주의의 폐해가 노출되는 현상으로 여겨진다. 개인주의는 결국 나 혼자라는 수렁에 빠지고 이 결과로 고독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게 된다. 고독은 단순히 정서적인 문제에서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쳐 당뇨병 등 만성병과도 깊은 관계가 있으며 비만이나 흡연보다도 더 나쁘다는 것이 의료계의 의견이다. 고독사가 사회 문제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제 혼밥의 큰 흐름을 가능한 방법으로 개선해 나가는 모두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선 직장에서는 사내식당을 활성화하여 식사시간만이라도 일을 떠나 직장의 동료가 만나서 일상의 내용으로 대화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외식업에서도 고객에게 독상을 만드는 것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어울러 먹을 수 있는 자연스런 자리를 갖게 하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냈으면 한다. 늘어나고 있는 노인당이나 양로원 등에서는 공동식사 기회를 많이 만들어 외로움을 덜어주고 어울림으로서 나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는 장소가 되었으면 한다. HMR관련 기업에서도 1인용 혼밥 보다는 2-3인용을 만들어 같이 식사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 인간은 나 혼자만으로는 행복할 수 없다. 같이, 함께하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고 행복을 찾는 지름길이다.

 

 


오피니언  opinion@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기사 댓글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최대 400byte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여백
전라일보소개기사제보광고안내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55038] 전라북도 전주시 완산구 전라감영로 75  |  대표전화 : 063)232-3132  |  팩스 : 063)284-0705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유 동 성
Copyright © 2019 전라일보.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