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7년 7월28일. 문재인 대통령 주최 주요 경제인 간담회에 참석한 최길선 당시 현대중공업 회장은 군산조선소를 2년 뒤(2019년) 재가동하겠다고 약속했다.
당시 최 회장은 “2019년이 되면 좋아질 것(수주상황 등)으로 보고 (대통령이)걱정하는 군산조선소도 좀 어려움을 참고 견디다가 2019년부터는 어떻게든 일할 수 있도록 모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이 제시한 2019년 올해. 국내 조선 경기는 전성기 때와 같은 최고 호황이라 할 수는 없지만 지속적인 성장 및 호조세를 보이고 있고, 전문가들의 향후 전망 또한 긍정적 신호가 주를 이루고 있다.
최 전 회장이 언급한 ‘(수주상황 등은)2019년이 되면 좋아질 것’이라는 예측은 정확히 맞아떨어졌지만, 핵심이었던 군산조선소 재가동 약속은 현재까지도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군산조선소 가동중단은 군산지역을 넘어 전북 전체의 경제 불황으로 이어졌고, 협력업체들과 근로자들은 생존까지 위협받는 상황으로 전개됐다.
그동안 전북도와 협력업체 등은 현대중공업 측의 군산조선소 재가동을 위한 갖가지 지원 방안 제시와 함께 책임 있는 대책 마련을 촉구해 왔지만 그때마다 ‘검토 중’이라는 원론적 답변만 들어온 것이 사실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전북도와 협력업체 등에서 ‘재가동 수준은 아니지만 전북(군산) 조선업계가 다시 불을 밝힐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의 동향이 감지되고 있다.
도는 그동안 ‘재가동이 현실 상 어렵다면 일부 블록이라도 군산에 배정해달라’는 차선책을 현중 측에 지속적으로 요청했다.
하지만 이 요청은 매번 ‘힘들다’, ‘검토해 보겠다’는 등의 답변으로 되돌아왔다.
최근 현중 측이 전북도의 이런 요청에 ‘구체적, 생산적, 효율적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 다만 시간이 좀 필요하다’는 답변을 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크게 달라진 답변으로 해석하기는 애매한 측면이 없지 않지만 일단 도는 ‘매우 고무적’이라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현재 조선 경기의 호조세와 향후 긍정적 전망 등에 따라 빠르면 올 하반기에는 블록배정(약속)이 가능할 것이란 다소 이른 전망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최근 송하진 지사의 ‘전북군산형일자리’와 관련한 ‘조선업도 사업 대상이 될 수 있다’라는 발언 또한, 이와 연장선에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 도는 현중 측에 ‘전북군산형일자리’(조선업) 계획의 핵심인 물류비 및 인건비 지원 정책도 고지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도 관계자는 “현재 군산조선소 재가동이나 협력업체 차원의 가동을 위한 블록 배정 여부 등과 같은 현중 측과의 구체적 논의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전북군산형일자리와의 연계성 여부 또한 정확히 논의되지 않았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현중 측이 우리의 요구에 대해 이전보다는 전향적 대응을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며 “현안에 대해서도 ‘구체적, 생산적, 효율적 검토’라는 이전보다 상세한 답변을 한 것은 고무적으로 받아들여진다”고 말했다.
/유승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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