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성길 고속도로에서 고생할거에 비하면 이 정도 추위는 아무것도 아니지.”
9일 오전 8시 전주역은 설 연휴 호남과 전라선 기차표 예매를 기다리는 시민들로 대기실을 메웠다.
이날 영하 7도의 혹한에도 불구하고 대기실에 설 연휴 기차표를 구하기 위한 시민들의 열기로 가득했다. 예매를 기다리는 사람들은 대부분 중장년층이 주를 이뤘다.
9시부터 2개의 개표 창구에서 예매권 판매를 시작하자 역무원의 안내에 따라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발권이 진행됐다.
새벽 3시부터 예매를 기다린 송영임(65·여)씨는 “인천에 있는 아들내외가 해마다 귀성하는 모습이 안쓰러워 3년 전부터 예매현장에 나오게 됐다”며 “올해는 다행히 아들내외에게 좋은 자리를 예매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오전 5시부터 승차권 예매를 준비한 한모(59)씨는 “서울에서 직장 생활하는 딸을 위해 이른 시간 준비해서 나왔다”며 “다행히도 딸이 원하는 시간대와 자리를 구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스마트폰과 인터넷예매가 70%를 차지하는 것에 비해 현장 예매는 30%에 불과함에도 타지생활을 하는 자녀를 위해 수고스러움을 감수하고 부모들이 역을 찾은 것이다.
예매시작 이후 30분여 지나고 전주역을 찾은 김모(49·여)씨는 “서울에 있는 딸이 기차표 예매날을 착각했다는 연락을 받고 전주역을 찾았다”며 “너무 늦어 표를 구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날 전주역에서 오전 9시부터 시작된 설 승차권 현장예매는 10시 30분께 끝났고, 승차권은 모두 224매 발매된 것으로 집계됐다.
전주역 관계자는 “영하의 날씨 탓인지 전주역을 찾은 시민들이 예년에 비해 줄어든 것 같다”며 “하지만 자녀를 위해 새벽부터 승차권 예매를 기다리는 시민들은 여전히 많다”고 말했다.
한편, 코레일은 이날 오후 4시부터 인터넷 등을 통해 잔여석 예매를 받고 있으며, 이달 28일 오전 10시부터 일부 구간은 좌석 일부 구간은 입석으로 구성된 병합승차권도 판매한다고 밝혔다./김용기자·km4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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