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의 선거제도 개혁안논의가 지난 10일 재개됐지만 여전히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의 핵심 쟁점인 의원정수 확대와 지역구 선출 방식에 대한 여야간 견해차에 이어 거대정당과 군소정당의 현격한 입장차까지 더해지며 협상이 난항을 겪고 때문이다.
민주당과 한국당은 현재 의원정수 300명을 고집하는 반면 야3당은 정수확대를 한목소리로 주장하고 있다. 반면 선거구제에 대해선 민주당과 바른미래당 정의당이 현재의 소선구제를, 한국당은 도농복합 및 중대선거구제 도입 필요성을 역설한다. 지난 총선에서 나타난 투표결과를 자신들 정치세력 극대화 방안에 접목시켜 선거제도를 바꾸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음이다. 
정치 세력간 힘겨루기 장기화에 과연 20일까지 합의안을 내놓을 수 있을지 조차 의문이라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은 것 역시 지금까지 정치적 합의과정에서 봤듯 자신들이 손해를 볼수 있단 판단이 서면 언제나 판을 깼기에 그렇다. 국민을 최우선에 놓고 한발씩 뒤로 가고 한손씩 내려놓으면 될 일이 이렇게 진통을 겪는 것은 협상의 최우선에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을 들이밀며 ‘되면 좋고 아니면 안 된다’의 막판전술에 정치권이 함몰됐기 때문임을 그간의 경험은 확인해 준다. 
민주당이나 한국당 모두 의원정수 확대 없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불가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를 주장한다. 야3당은 이대로일 경우 당세는 대폭 축소될 수밖에 없음에 절대 양보할 수 없는 상황이다. 1노3김이 주도해 1등만이 살아남게 된 소선구제 역시 지역대결과 갈등만을 부추기는 심각한 문제로 지적된 지 오래지만 1987년 이후 지금까지 그대로다. 호남은 민주당으로 영남은 한국당 으로, 그리고 그 틈새를 겨우 군소정당이 명맥을 유지하는 극과극의 정치구도 피해자는 역시 국민일 수밖에 없는데도 말이다. 
구시대 정치질서가 유지되면서 수도권 젊은 유권자들이 부모들의 출신지역에 따라 투표성향이 바뀔 정도로 지역감정은 대물림이 되고 있다. 정치개혁의 필요성 앞에 더 이상 자기 떡 하나 챙기려는 꼼수를 부려서는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특히 지금껏 기득권을 누려온 민주당과 한국당은 국민의 눈높이에 맞춘 변화와 개혁을 선도해야 한다. 지금 국민의 정치의식이 80년대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서로 탓 그만하고 선거제도 개혁에 양당이 앞장설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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