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부터해서 신년까지 연이은 회식 탓에 업무까지 차질을 빚내요.”

변하지 않은 회식과 술자리 문화로 인해 도내 직장인들이 피로감을 호소했다.

지난 12일 오후 7시께 만난 직장인 김모(36·인후동)씨는 연말, 송년회, 신년회 등 모임 약속으로 1월까지 일정이 가득 찼다.

매년 이맘때쯤에는 술로 고생을 해서 술자리를 빠지려 했지만 ‘회식도 일자리에 연장선상이다’, ‘개인 사유로 회식에 빠지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등의 지적으로 인해 빠질 수가 없다.

또 술자리에서 ‘어른이 주는 술은 거절하는 게 아니다’, ‘한 해 동안 고생했으니 한잔 주는 거다’는 상사들의 권유로 거절하지 못한다는 설명이다.

김 씨는 “최근 연말 송년회, 신년회 등 술자리 문화가 변화하고 있다고 하지만 일부에 해당하는 이야기다”며 “상사의 술을 거절하면 ‘사회생활을 잘 못한다’는 등의 가시 돋친 말이 돌아와 거절하기도 힘들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아직 도내 회식을 업무의 연장선으로 여기는 기업문화가 남아있다는 지적이다.

직장인 박모(28·여)씨는 “최근 회식자리에서 성추행 등 사건으로 인해 잠시 회식이 줄긴 했지만, 아직도 회식과 술을 강요하는 문화는 남아있다”며 “회식을 빠지면 상사들이 말로는 괜찮다고는 하지만 비꼬는 말투가 돌아와 신경을 안 쓸 수가 없다”고 말했다.

잦은 술자리로 인해 숙취 상비약을 구비하고 다닌다는 직장인 A씨(36)씨는 “건설업에 종사하고 있어, 업무특성상 술자리 모임에 빠질 수가 없다”며 “최근 인터넷을 통해 약국에서 숙취에 좋은 약을 차량에 항상 구비해놓고 다닌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2017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19세 이상 성인 월간 음주율은 62.1%(남자 70%, 여자 50.5%)로 지난 2005년 조사 시작 이후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위험 음주율(1회 평균 음주량 남성 7잔, 여성 5잔 이상 주2회 이상 음주)은 전년보다 0.4% 증가한 14.2%로 남자 21% 여자 7.2%로 집계됐다.

월간 폭음률(최근 1년 동안 월 1회 이상 한 번의 술자리에서 남자 7잔, 여자 5잔 이상 음주)은 전체 39%(남자 52.7%, 여자 25%)에 달했다./김용기자·km4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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