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치가 절대적인 ‘갑’인데 무슨 말을 꺼내겠어요.”

최근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 선수에 이어 유도선수 신유용 선수까지 체육계 ‘미투’ 발생한 가운데 도내 고교 체육 선수들은 폭행 등 고질적인 악습을 호소했다.

15일 익명을 요구한 도내 A선수는 “코치가 ‘옛날에 맞으면서 운동했다’, 요즘 애들 싸가지 없다‘ 등 말을 하며 폭력을 합리화 한다”며 “지난날 맞으면서 운동한 것을 훈장처럼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중·고등학교 운동부의 경우 코치와 선·후배가 합숙생활을 하고 있다.

하지만 불이익 등 좀처럼 문제제기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A선수는 “진로에 영향을 미치는 코치에게 문제를 제기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전북지역에 운동부가 있는 학교가 몇 곳 없어 사실상 문제제기하면 운동은 그만둬야 한다”고 토로했다.

B선수는 “어린 나이에 운동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아 성에 대한 인식이 미성숙한 경우가 많다”며 “자세교정과 스트레칭을 핑계로 스킨쉽을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이어 “운동하는 어린 선수들에게 운동만 시키지 말고 인성, 성교육 등 다양한 교육이 필요하다”며 “선수뿐만 아니라 감독, 코치에게 먼저 교육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체육계 악습으로 운동선수 생활을 그만둔 C씨는 “대부분 체육계가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악습을 행하고 있다”며 “성공해서 이름을 알린 선수들이나, 아니면 모든 것을 포기하는 용기가 있는 사람이 아닌 이상 폭로할 수 있는 사람들은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합숙생활로 인한 폐쇄성 개선과 위법행위를 한 코치들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요구했다.

한편, 이날 전북체육회는 성범죄 스포츠 인권예방 센터 설치하고, 투명성을 제고를 위한 외부인사 채용, 외부 전문인력 위촉 등 체육계 미투 진화에 나섰다.

전북교육청 등 유관기관과도 연계해 성폭력 피해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한다는 답변이다.

또 불미스러운 일에 대한 묵인·방조하는 단체에 합당한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전북체육회 관계자는 “최근 학교 운동부에서 발생한 폭력·성 범죄로 피해를 입은 선수와 가족들에게 위로와 깊은 사과의 말을 전한다”며 “선수들이 마음 놓고 운동에 전념할 수 있는 체육환경을 조성해 재발방지가 없도록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김용기자·km4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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