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없는 천사의 기부가 세상에 알려지면서 전북지역 꽁꽁 얼었던 기부 손길이 다시금 온기를 되찾았다.

16일 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얼굴 없는 천사의 기부가 있기 전 사랑의 온도탑은 55.5도에 그쳐 2017년 동기간 65도에 비해 10도 가량 낮았다.

주춤 이던 기부 손길은 지난해 12월 27일 얼굴 없는 천사의 기부가 있으면서 상황을 달리했다.

이날 오전 9시께 전주시 노동송동주민센터 지하주차장에 A4용지 박스에 ‘소년소녀 가장 여러분 힘내십시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메모와 5020만 1950원의 성금이 담겼다.

얼굴 없는 천사는 20차례에 걸쳐 모두 6억834만660원을 모금했다.

선행이 있고난 뒤 기부의 손길이 활기를 찾았다.

16일 기준 사랑의 온도탑 온도는 91.1도로 전년 88도에 비해 3.1도가 높았다.

모금액은 68억3544만9749원으로 2017년 65억6280만9469원 동기간 대비 4.2%p가 늘었다.

군산 조선업계 불황과 한국GM 폐쇄 등 지역경제침체로 인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으나 기부의 행렬은 이어졌다.

이뿐만이 아니라 어려운 이웃을 위한 기부도 이어졌다.

지난 14일 오전 9시 장수군 장수읍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한 A씨(70)는 “좋은 일에 써달라”며 편지와 함께 현금 48만 원이 든 봉투를 전달했다.

뇌병변을 앓고 있는 A씨는 ‘어려운 저에게 도와주셔서 감사하는 마음으로 장애수당 1년 치 모아 주민생활부에 기부하고자 합니다’의 메시지가 적힌 메모를 남겼다.

매달 나오는 장애수당 4만 원을 꼬박 1년 모아 선뜻 기부했다.

A씨는 “몇해 전 고향으로 돌아와 열악한 집에서 살다가 지난해 저소득층 지원을 통해 도움을 받았다”며 “받은 도움을 잊지 않고 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전북사회복지 공동모금회 관계자는 “지난해 예년보다 이른 추위에 불구하고 주춤했다”며 “아직까지 소외된 이웃을 위해 도민들의 관심이 식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김용기자·km4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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