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시대 무용가 문정근, 김정학, 배상복 3인이 함께하는 명품 춤 무대가 펼쳐진다.
  절제되고 농축된 몸짓으로 풀어내는 ‘3인의 춤 동행-남무육십(男舞六十)’은 산조전통무용단 주최로 26일 오후 7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 올려진다.
  ‘남무육십’은 60대 남자 무용수의 무대라는 뜻으로, 한국무용의 근본 자세와 감정 등 선생님들에게 배웠던 것들을 후배들에게 펼쳐 보이는 공연이다. 특히 이번 작품은 전주 공연에 이어 서울에서도 소개될 예정이다.
  먼저 전북도립국악원 무용단장을 역임한 문정근(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52호 전라삼현승무 보유자)은 ‘전주민살풀이 춤’과 ‘신로심불로(身老心不老)’를 선보인다.
  ‘전주민살풀이춤’은 전주지역에서 많은 공연활동을 펼친 故 장록원의 민살풀이 춤을 연구와 복원 재구성 단계를 거쳐 예술성을 체계화시킴과 동시에, 현대의 무대예술로 재단장한 춤이다. 조선시대부터 사랑방에서 손님을 접대하기 위해서 멋을 부려 아름다운 자태와 기교를 뽐내는 춤으로 발전된 작품으로 수건을 들지 않고 추는 춤이다.
  ‘신로심불로’는 마음을 늙지 않으나 몸은 늙어가는 현실을 받아들여하는 인생무상의 내면세계를 표현한 작품으로, 故 조택원에 의해 초연되었으며, 조흥동에 의해 재안무됐다.
  김정학 경기도립무용단 예술감독은 ‘중부살풀이 춤’과 ‘한량무’를 펼친다.
  ‘중부살풀이 춤’은 무속무 중에서 서울을 중심으로 한 중부권의 춤사위를 집대성한 것으로, 1990년 국립무용단에서 초연된 조흥동류 경기살풀이춤으로 정립된 작품이다. ‘살풀이’는 삶의 해로운 원혼과 기운을 모두 풀어버리는 것을 뜻하며 우리나라 굿에는 모두 이런 액풀이 과정이 있다.
  조흥동의 대표작이기도 한 ‘한량무’는 선비춤이나 신선춤으로도 불린다. 옛 선비의 고고한 자태와 남아의 기상품위를 마음껏 뽐내며 마치 학이 구름 위로 비상하는 형상으로 춤추며 인생무상을 노래하듯 많은 여운을 남기는 작품이다.
최현춤 보존회장인 배상복(국가무형문화재 제92호 태평무 이수자)은 ‘살풀이 춤’과 ‘신명’을 뽐낸다.
  그가 추는 ‘살풀이 춤’은 이 시대의 마지막 낭만주의자이며 멋의 예인으로 불렸던 무용가 故 최현의 춤으로, 삶의 깊은 시름과 맺힌 한을 무악 시나우 음률의 영적 감흥으로 풀어낸다.
  ‘신명’ 역시 한국 최고의 남성 명무로 꼽히던 고 최현의 춤이다.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이 있는가 하며누세월의 무상을 개탄하는 계절도 있는 법. 계절의 변화와 인간생활의 영고성쇠를 표현한 작품이다.
  공연을 끝맺는 무대는 세 명의 무용가가 함께 하는 ‘태평무’. 나라의 평안과 태평성대를 기리는 뜻을 담고 있는 춤이다. 태평무는 우리나라 춤 가운데 발짓 춤이 가장 기교적인 춤으로 민속춤이 지닌 특징을 잘 표현해 주고 있다.
  한편 이날 공연은 여미도 전북도립국악원 무용단장의 깊이 있는 해설도 기대된다.
  문정근 명무는 “출연하는 무용가들은 젊은 날부터 같이 무대에 서면서 전통춤을 계승 발전시키기 위한 고민들을 나눴던 사이로 모두 60세가 넘은 지금까지도 인연을 함께하고 있다”면서 “젊은 무용수들에게 우리 춤의 깊은 정서를 알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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