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에 따른 절망 가운데서 죽지 못해 살던 캄보디아 한 청년이 한국인의 도움으로 새 생명을 찾았다. 캄보디아 셈 찬(Sem Chan·23세)이 예수병원에서 신장이식 수술을 받고 회복 중에 있다.

22일 예수병원에 따르면, 셈 찬 가족은 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에서 남쪽으로 2시간 거리에 있는 타까예우에 거주하고 있다.

아버지 사망으로 홀어머니 밑에서 11명 형제가 살고 있다. 농사로 생계를 잇고 있지만 하루하루 연명하는 수준이다.

10번째 아들인 셈 찬은 작년 6월부터 신장 기능에 문제가 생겨 7월부터 신장혈액투석을 받았다.

한 차례 신장투석 비용은 150달러, 현지 한 사람의 1년 연봉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치료비는 당장 먹고 살기도 빠듯한 가족에게 부담이었다. 신장투석을 이어갈 때마다 집안 형편은 더욱 힘들어졌다.

유일한 치료 방법인 신장이식수술은 비용이 상당해 그야말로 엄두를 낼 수 없었다.

그러던 셈 찬 가족에게 희망이 찾아들었다. 캄보디아 NGO 단체 ‘캄보디아 이웃’으로부터 딱한 소식을 접한 예수병원(병원장 권창영)은 수술을 맡기로 결정했다.

5400만원 상당 수술비 중 3200만원을 감면하고, 나머지 비용은 ‘캄보디아 이웃’과 예수병원 장대영·이철호 원장이 지원하기로 했다.

한국 전주에 온 셈 찬, 11번째 막내 셈 쏙(Sem Sok, 21세) 형제는 예수병원 외과에 입원해 지난해 12월 19일에 김우영 과장과 김철승 진료부장의 집도로 신장이식 수술을 받았다.

그는 수술 후 감염치료 등을 위해 치료를 계속 받고 있다.

셈 찬은 “수술이 잘 돼 기쁘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수술 후 경과가 좋아 빠른 회복을 보이고 있다.

특별한 인연과 도움으로 큰 아픔을 이겨내고 새로운 생명을 얻은 셈 찬은 절망 대신 희망을 이야기 한다.

셈 찬은 “건강이 회복되는 데로 우리를 도와준 모든 분들을 잊지 않겠다. 학교와 교회에서 어려운 이웃을 위해 헌신하는 삶을 살기로 마음을 먹었다”고 말했다./권순재기자·aonglh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