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수탁 1, 2위 은행이 오는 3월 전주에 사무소를 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전주완주혁신도시에 연기금전문대학원 설립이 한층 가시화되고 있다.
세계 수탁자산 규모 2위인 스테이트 스트리트 은행(SSBT : State Street Bank and Trust Company)에 이어 규모 1위인 뉴욕멜론은행(BNY Mellon)이 전주에 사무소를 개소키로 했다.
이를 위해 24일 찰스 샤프(Charles W. Scharf) BNY Mellon 회장이 전북혁신도시 국민연금공단 본사를 방문했다.
공단 김성주 이사장과 찰스 샤프 회장은 이날 공단의 해외투자 자산관리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이날 업무협약의 목적은 BNY Mellon의 전주사무소 개소를 대내외에 알리는 것이었다.
앞서 지난해 말 SSBT 조셉 훌리(Joseph L. Hooley) 회장 역시 한국으로 날아와 국민연금공단에서 업무협약을 맺었는데, 이 때도 전주사무소 개소 사실에 관심이 쏠렸다.
공단 김성주 이사장은 세계 수탁 1, 2위 은행이 전주에 사무소를 개소하는 것은 오직 NPS(국민연금공단)의 힘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날 김성주 이사장은 "많은 금융기관이 모여야 금융생태계가 조성되고, 또한 국민연금의 안정된 운영이 가능하다"면서 "세계 1, 2위 수탁기관이 전주에 사무소를 개설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이들의 전주사무소 개소를 시작으로 더 많은 국내외 금융기관들이 전주혁신도시에 집적화되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 한국 금융시장이 침체기를 겪으면서 서울에 지점을 둔 글로벌 금육기관들이 사무실을 빼고 있다"며 "5개의 글로벌 금융기관 사무실이 서울을 빠져나가는 동안, 전주에는 2개의 글로벌 금융기관 사무소가 생긴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특히, 도쿄, 홍콩, 싱가포르와 큰 차이를 보이는 전주시에 그 의미가 남다른 글로벌 수탁은행 2곳이 사무소를 개설함으로써 '기금운용본부의 전주 이전 논란'도 잠재울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결과가 모두 NPS의 힘에서 나왔다고 김 이사장은 덧붙였다.
현재 공단은 전체 자산의 30%(200조원 미만)를 해외 채권 및 주식투자 등으로 활용하고 있지만, 몇년 후면 자산의 40%(약 250~300조원)까지 이 분야를 늘릴 예정이다.
이를 바라본 세계 1, 2위 은행이 기꺼이 전주에 사무소를 개설하는데 동의하고, 두 회장들이 직접 전주를 방문했다는 것이다.
실제 찰스 샤프 회장도 자가용 비행기를 이용해 직접 전주를 방문할 정도로 NPS의 매력이 컷다는 것이다.
현재 미 금융당국의 승인을 얻은 SSBT 및 BNY Mellon 은행은 우리나라 금융위원회 및 금융감독원의 전주사무소 개설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오는 2월까지 행정 절차가 마무리되면 3월 전북도청 인근에 임시사무실을 개소하고, 전주혁신도시에 A등급인 금융전문빌딩이 신축되면 이곳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김성주 이사장은 "세계 1, 2위 은행의 전주사무소 개소는 아무런 금융기반이 없던 전주에 씨앗을 뿌려 싹을 틔운 격"이라면서 "전주가 금융도시로 발전하는 열매를 맺으려면 앞으로 전북 행정과 정치권, 언론 등이 관심을 가지고 함께 노력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연금공단은 연기금전문대학원 설립에 대한 중장기 목표를 세우고 '인력 양성 인프라 구축', '인력 양성 전담기관 운영' 등 단계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공단이 교육기관 운영 노하우 축적 등 장기적으로 글로벌 교육전문기관으로 진화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면 추후 교육부 인가만으로도 연기금전문대학원 설립이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한국전력의 대학교 설립 역시 교육부의 인가를 얻는데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한전 자금으로 학교 인프라를 갖췄으니 교육부의 인가만 받으면 되는 것이다.
반면, 연기금전문대학원 설립이 늦어졌던 이유는 학원을 운영할 자금을 기재부 및 보건복지부에서 얻어야 하기에 관련법 개정 등 그동안 어려움이 많았었다. 하지만 국민연금공단이 인력 양성 자체 교육프로그램을 추진하기로 한 이상 연기금전문대학원 설립은 가까운 미래로 다가왔다.
김성주 이사장은 "마침 공단의 필요 인력 양성도 시급한 만큼 실전형 교육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선진 교육프로그램 운영과 함께 글로벌 금융기관이 집적화된다면 전주에 학위를 받을 수 있는 연기금전문대학원 설립도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황성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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