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오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 김복동 할머니의 빈소를 직접 찾아 조문했다.

일본의 사죄를 요구하며 평생을 보낸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는 전날 오후 10시 41분께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 향년 93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김 할머니는 영화 ‘아이 캔 스피크’의 실제 주인공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빈소 조문에 앞서 SNS를 통해 “1993년 할머니의 유엔 인권위 위안부 피해 공개 증언으로 감춰진 역사가 우리 곁으로 왔다”며 “진실을 마주하기 위한 용기를 갖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할머니께서 피해자로 머물지 않았고 일제 만행에 대한 사죄와 법적 배상을 요구하며 역사 바로잡기에 앞장섰다”며 “조선학교에 장학금을 기부하고 다른 나라 성폭력 피해 여성들과 연대했다. 인간의 존엄성을 되찾는 일에 여생을 다하셨다”고 김 할머니를 애도했다.

그러면서 “역사 바로 세우기를 잊지 않겠다. 살아계신 위안부 피해자 스물 세분을 위해 도리를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현직 대통령으로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빈소 조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조문을 마친 후 빈소 방명록에 "나비처럼 훨훨 날아가십시오"라고 적었다.

한편 장례를 주관하는 정의기억연대는 김 할머니의 장례식을 ‘여성인권운동가 김복동시민장’으로 진행하며, 다음달 1일 오전 10시 30분 일본대사관 앞에서 영결식을 연다고 밝혔다. 장지는 천안 망향의동산이다.

/청와대=최홍은기자·hiim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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