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이 눈앞인데 걱정과 한숨만 늘어나는 팍팍한 서민의 삶이다. 침체된 경기에 얼어붙은 소비심리가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명절 때 만이라도 근심 걱정 없는 잠깐의 여유를 기대했지만 매년 더해지는 심각한 기부한파에 취약계층인 어려운 이웃들은 지금 겨울나기가 고통인 이유다.
계층 간 심각한 소비격차에 상대적 박탈감만 더해지며 전통시장도 직격탄을 맞았고 도내 중소기업 절반이상은 설 자금 마련에 비상이 걸려 있는 상태다. 서민들이 느끼는 지역 설 경기는 역대 최악이란 표현을 써도 무리가 되지 않을 정도다.
경기한파에 얼어버린 온정은 전북도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한 기부액에서 확인된다. 올 들어 지난 25일까지 모아진 기부금은 9억9천여만 원. 지난해 같은 기간 15억3천여만 원보다 35%나 줄었다. 설이 일주일도 남지 않았는데 전통시장 매출 역시 지난해 대비 20~30%가 감소했다. 전북상인협회 관계자들은 매출 걱정은 고사하고 당장 점포 운영조차 어려운 게 지금 현실이라고 하소연한다.
기업도 어렵긴 마찬가지다. 중소기업중앙회 전북본부가 최근 도내 75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설 자금사정이 곤란하다는 답은 지난해 보다 9.0%포인트 상승한 54%였다. 특히 이들은 오르는 인건비에 판매부진, 원자재가격 상승을 자금난 심화의 원인으로 들어 일시적 이 아닌, 근본적인 처방이 없는 한 회복이 쉽지 않은 결정적 요인을 가진다는 사실에 걱정만 앞선다. 
장바구니물가의 기준이 되고 이런 서민들과 직접 호흡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이웃들의 경제적 고통이 가중되면서 마음의 여유가 사라지고 있음이다. 모두가 지갑을 닫는 바람에 매출은 떨어지고 이는 또다시 긴축과 경영위기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는 더욱 단단해 질 수밖에 없다. 최근 수년간 지속돼온 각종 악재로 인한 전북경제위기론의 부정적 영향이 결국 실물경제에 치명타를 준 것이다.
그러나 이웃의 작은 도움이 꼭 필요한 절대적 소외계층이 적지 않다. 복지예산에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붓고 있지만 정부지원이 미치지 않는 사각 지대는 아직도 수두룩하다. 적지만 곁에서 돌보고 위로하기 위한 따뜻한 도움의 손길만이 위안을 줄 수 있는 주변이 너무 많다. 어렵지만 마음을 열어 건강하고 포근한 사회 만들기에 동참할 수 조금의 여유가 아쉬운 지금이다. 이번 설 명절만이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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