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보는 앞에서 음란행위를 한 30대 회사원에게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

전주지법 형사6단독(판사 허윤범)은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A씨(37)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5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5월 24일 오전 2시께 전주시 B씨(29)의 집 안에서 음란행위를 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A씨는 “위층에 사는 사람인데, 화장실이 급하다”며 B씨의 집 화장실을 이용, B씨가 “화장실을 다 이용했으면 이제 나가 달라”고 하자 갑자기 이 같은 행동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조사결과 “위층에 산다”는 A씨의 말은 거짓으로 확인됐으며, 실제로 A씨는 귀가 중이던 B씨를 우연히 발견하고 뒤따라갔던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A씨에게 공연음란 혐의가 아닌 강제추행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집 안에서 이뤄진 만큼, 공연성이 없다는 판단이다. 또 B씨의 허락을 얻었기에 주거침입죄도 적용하지 못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강제추행의 경우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가 있어야 하는데, 이 사건의 경우, 유형력이 있었다고 보기 힘들다는 이유였다.

재판부는 “강제추행죄는 최소한 상대방을 향한 유형력의 행사가 있어야 한다”고 전제한 뒤 “하지만 이 사건과 같이 제자리에서 피해자를 보고 음란행위를 한 것만으로는 피해자에 대한 유형력의 행사가 있었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검찰은 무죄가 선고되자 항소했다./권순재기자·aonglh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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