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가지 맛이 있는 춤 속으로

<국립부산국악원 계현순 명무초청 무대> 이병재 기자l승인2019.02.08l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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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현순 살풀이

  “고초당초 맵다해도 시집살이만 못하더라/나도야 죽어 후생가면 시집살이는 안할라네.”
  구슬프고 가슴 애린 ‘상주아리랑’ 가락을 읊조리며 그의 춤 이야기는 시작된다.
  계현순이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춤 모노드라마를 다시 무대에 올린다.
  국립부산국악원 명무초청 무대 ‘수요공감’에서 펼쳐지는 무대는 ‘박수관 동부민요에 물들이는 계현순의 춤 9첩 반상’. 소극장 예지당에서 20일 오후 7시 30분.
  지난 2014년 한국무용 최초로 모노드라마를 선보인 이래 점점 짙어가는 '계현순류 춤사위'의 아름다움을 확인할 수 있는 공연이다.
  그의 춤은 맛있다. 음식에 오미(五味)가 있듯이 그의 춤에도 다섯 가지 맛이 있다. 똑같은 재료를 가지고 만들었지만 만든 사람에 따라 음식 맛이 다르듯 춤도 마찬가지다. 그는 항상 ‘예술은 내가 표현하는 것이기에 선생님들이 주신 양분, 퇴비 먹고 열매를 맺고 또 씨를 뿌리는 일을 반복하며 내 나름의 춤을 추고 싶다’고 말해왔다. 그래서 선생님에게 배운 춤은 맞는데 그가 풀어내는 춤에는 선생님의 인생과 함께 자신의 이야기가 같이 녹아 있다.

▲ 무대에서 자신의 자작시 '백발가'를 직접 쓰는 계현순.

  그는 지난 2014년 9월 전주전통문화관 경업당에서 펼쳐진 첫 번째 모노드라마 '사랑해요'를 선보였다. “기존 공연처럼 이건 살풀이, 이거는 승무, 이거는 태평무, 이거는 춘행전이라고 단품을 보여주기 싫었다. 이런 춤이 다 하나가 됐는데 그 하나가 이어져서 관객에게 전해준 것이 그것이 사랑이었는지, 이별이었는지, 아니면 고통이었는지 뭔가 주제를 선택해 객석에 전달해주면서 관객들과 공감하는 무대를 만들고 싶어 ‘모노드라마’를 구상했다.”(2014년 9월)
  그동안 그의 드라마는 여러차례 공연을 통해 더욱 탄탄해 졌다.
  지난해 11월 국립민속국악원 무대에서 신칼대신무, 승무, 능게북놀음, 장고춤과 설장구, 살풀이를 '계현순류 춤사위'에 실었다.
  이번 공연에서도 영혼을 달래며 공중에 머무는 듯한 지전의 풍성한 움직임이 마치 하늘로 향하듯 단아하고 정갈한 ‘신칼대신무’와 법고와 삼고를 접목시켜 칠채, 자진모리, 동살풀이, 휘모리, 법고 가락으로 구성한 환희의 북놀음이 매력적인 ‘능게북놀음’, 그리고 능청능청 흥겨우면서도 여인의 자태를 아름답게 만들어 낸 ‘장고춤과 설장고’를 펼친다.
  특히 계현순만의 독특한 시(詩)적인 몸의 언어로 이끌어 나가는 ‘살풀이’는 현악기의 농현처럼 한국적이면서 자연스럽다. 수건을 공중으로 던지는 사위나 입으로 애처롭게 물어올리는 사위는 계현순의 살풀이춤에만 있는 특징이다. 

▲ 계현순과 박수관

이번 무대도 동부민요(대구시 무형문화재 19호)예능 보유자 박수관 명창과 함께한다. 동부민요는 한반도 동쪽 지역인 함경도, 강원도, 경상도 지역에 전승되는 민요로 기백이 넘치면서도 애잔한 메나리조다. 매우 구슬프고 처량한 느낌을 주는 민요로 계현순의 춤과 완벽한 하나가 된다.
  상명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한 계현순은 1980년 서울시립무용단에 입단한 후 국립민속국악원 무용단 안무자와 국립국악원 무용단 예술감독을 역임했다. 2101년 남원에 예사랑 춤터 무무헌을 개관했다.
  계현순은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죽을 때까지가 다 각자의 인생 드라마를 만들고 있다. 이번 공연도 스스로의 삶을 다시 한 번 생각하고 인생의 공감대를 느끼는 시간이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병재기자·kanadasa@


이병재 기자  kanadas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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