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식물을 기르고 곤충과 마주하다보니 시가 절로 나왔다.

군산푸른솔초등학교 3학년 5반 아이들과 송숙 선생님이 1년 간 교실 옆 화단을 가꾸며 시를 쓰고 교실 이야기를 모았다. 어린이 시집 <호박꽃오리>와 교실이야기 <맨드라미 프로포즈>가 그것이다.

<호박꽃오리>에는 학생 26명이 꽃과 곤충을 살피고 쓴 시 90편을 담았다. 맨드라미, 봉숭아, 샐비어, 목화, 해바라기, 벼, 무, 배추, 토마토, 고추, 상추 등을 가꾸며 초록 세상을 가슴에 품고 꿀벌, 참새, 자벌레, 하늘소와 친구가 됐기에 가능한 일이다.

짤막한 시 한 편 한 편에는 작고 순한 생명들에 대한 사랑으로 가득하다. 나이다운 발랄함과 순수해서 가늠할 수 없는 상상력은 덤이다.

<맨드라미 프로포즈>는 화단과 함께한 기록이다. 송 숙 교사는 그곳에서 벌어진 재미있고 뭉클한 시간들을 사진과 함께 일기 형식으로 엮었다. 아이들의 밝은 미소와 선한 눈동자로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사진은 송교사 작품이다. 시와 일기의 경우 1주일에 두 편씩 칠판에 시를 써 놓고 아이들과 함께 시와 일기를 쓰면서 완성했다.

정성훈 학생은 “참새가 와서 벼를 먹는 것도 재밌었고 화단에 꿀벌, 털두꺼비하늘소, 노린재가 놀러 오는 것도 신기했다”고, 이혜린 학생은 “시를 잘 쓸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는데 막상 써보니 즐거웠고 책이 나온다니 뿌듯했다”고 소감을 나눴다.

송 교사와 아이들의 협업은 2016학년도부터 시작됐다. 시집은 2017년 <시똥누기>, 2018년 <분꽃귀걸이>에 이어 세 번째.

송 교사는 “시와 일기를 쓰면서 아이들의 눈빛과 정서가 달라지는 걸 체감했다. 무엇보다 아이들의 기발함과 재능을 흘려보내기 아까웠다”면서 “학생들이 시를 쓰면서 자연과 사물을 자세히 관찰하고 깊이 생각하는 과정을 갖길 바란다. 이를 통해 마음이 따뜻한 사람으로 성장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출판기념회는 14일 오후 4시 군산푸른솔초등학교 3학년 5반 교실에서 열릴 예정이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