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재건축 시장에서 건설사들의 수주 경쟁이 줄어들고 있다.
14일 도내 건설업계에 따르면 출혈경쟁까지 벌이며 재건축 공사 수주에 나서던 대형 건설업체들이 최근에는 입찰에도 나서지 않으면서 재개발·재건축조합의 시공사 입찰이 불발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과거에는 재개발·재건축조합 집행부의 선금 요청과 조합원들의 까다로운 요구사항이 있어도 건설사들은 출혈경쟁까지 불사하며 공사 입찰에 나섰다.
건설사로서는 분양 걱정을 크게 덜 수 있고, 잘만 하면 상가 분양권 행사에도 일부 참여해 수익을 올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은 분양시장이 위축된데다, 정비사업에 대한 사정기관의 조사도 강화되고 있고, 시공사 선정기준도 까다로워지면서 건설사들이 수주 경쟁을 기피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예전처럼 경쟁적으로 건설에 나설만한 분양수요 우수지역도 대부분 사라진데 반해 조합원들의 요구는 점차 어려워지고 있는 이유도 한몫 하고 있다.
이에 입찰에 참가하는 건설사들이 나서지 않으면서 유찰이 늘어나는 재개발·재건축조합 부지가 도내에서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전주 A재개발조합은 수차례 입찰이 유찰되고 있다. 이에 지역 중견 건설사들까지 불러 사업설명회를 열고는 있지만, 좀처럼 입찰사를 찾기 어려워지고 있다.
시골지역의 재개발·재건축조합 입찰은 더욱 어려움이 따른다.
김제 B재개발조합의 경우 1군 건설업체들은 물론, 지역 건설사들까지 사업 제안 자체를 거부하고 있어 입찰 설명회를 열 엄두도 못내고 있다.
입찰에 1개사만 참여해도 경쟁구도가 형성되지 않아 유찰이 되는데, 입찰에 어느곳도 나설 기미가 없어 사업 자체를 보류하고 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가설계 및 사업제안서를 최대한 건설사에 보내봤지만, 제안서를 검토해 보지도 않았는지 답변을 주는 곳이 한곳도 없었다"면서 "조합원들이 원하는 1군 브랜드는 커녕 2, 3군 업체의 입찰도 기대할 수 없어 사업을 유보하고 있다. 추후, 보다 좋은 시기에 좋은 조건을 제시해야 사업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A재개발조합 관계자 역시 "현장설명회에 나오는 건설사 관계자가 점차 줄어들더니, 이제는 현장설명회조차 참석하는 건설사가 거의 없다"면서 "수의계약으로 건설사를 찾으려 해도 관심을 갖는 건설사가 없다"고 하소연했다./황성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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