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북도는 도정 비전을 ‘멋스런 창의 문화가 숨 쉬는 여행·체험 1번지 전북’으로 정했다.
도는 여행체험 1번지 가꾸기, 전북 1000리길 조성 등으로 전북의 아름다운 산하가 치유 공간으로 거듭나 전북이 대한민국 여행체험 1번지로 우뚝 설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에 본지는 ‘여행·체험 1번지 전라북도’를 주제로 전북에서 즐길 수 있는 여행과 체험을 연중 기획으로 연재한다.

①전북 천리길, ‘군산 구불5길’
△‘낭만이 넘치는 군산 은파호수공원 둘레길’ 
미세먼지로 인해 야외운동 시간이 부족한 것이 현실인 요즘 맑은 날을 보기가 어려운 게 사실이다. 모처럼 맑은 날이 찾아오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야외로 나가보는 건 어떨까? 겨울 운동으로는 신체에 무리가 가지 않게 야외에서 즐길 수 있는 둘레길을 걷는 걸 추천해본다. 겨울에 걷기 좋은 둘레길 중에는 전북 천리길에 포함된 군산 구불5길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은파호수공원을 걷는 낭만이 넘치는 둘레길로 다가오는 봄을 만끽해보고 싶다면 군산 5불길로 가보자.
-햇살 받은 물결이 반짝이는 곳, 은파호수공원
은파호수공원은 본래 농업용 저수지인 미제지(米堤池)이다. 미제지(米堤池)에 대한 기록은 15세기에 발간된 ‘신동국여지승람’에 나올 정도로 중요한 저수지이다. 1985년 국민 관광지로 지정되면서 은파(銀波) 호수공원으로 변신해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데 은파호수공원을 한 바퀴 걷는 군산 구불5길은 은파관광지안내소에서 출발한다.
수변 테크길을 따라 호수 풍경을 보면서 걷다 보면 물빛다리를 만난다. 물빛다리는 은파호수를 가로질러 놓은 다리로 낮에 보아도 좋지만, 특히 조명이 켜진 야경은 더욱 아름답다.  
물빛다리 입구에는 광장이 있다. 광장에는 군산을 상징하는 조형물들이 놓여 있고 상설 무대도 준비돼 있다. 광장 주변에는 카페와 음식점들이 있어 은파호수공원에서는 가장 핫한 곳으로 평일이고 주말이고 많은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좋다. 광장에서 물빛다리를 중심으로 동, 서로 나눠 걸을 수 있고 호수를 따라 전체를 한 바퀴 도는 방법도 있는데 호수 주위 전체를 걷는 거리는 약 9km이다.
광장을 지나 호수를 따라 서쪽으로 가다 보면 만나는 호숫가에는 오리배 선착장을 볼 수 있다. 얼음이 풀리기는 했지만, 오리배들은 꽁꽁 묶여 있어 배를 탈 수 있는 봄을 기다려본다.
광장에서 호수 제방이 있는 곳까지는 도로 옆으로 걸어야만 갈 수 있다. 은파관광지안내소에서 광장까지는 벚나무 가로수였는데 이 구간은 메타세콰이어 길로 봄에 오면 황홀한 가로수길을 감상할 수 있다. 여름에는 반듯한 나무들이 늘어서 있는 풍경을 보기만 해도 시원하고 청량한 여름을 보낼 수 있다.  
메타세콰이어길을 지나면 제방길로 연결된다. 은파호수를 처음 축조한 것은 조선 초기로 추정된다. 당시에는 규모가 작았는데 현재 위치에 제방을 쌓은 것은 1954년이다. 제방을 쌓으면서 10여 개 마을이 수몰되었는데 제방길을 걸으며 은파호수의 옛 모습을 상상해보는 것도 특별한 추억이 될 듯 싶다.
제방길을 빠져나오면 다시 도로를 따라 걷는 길이 나온다. 이 구간은 숲에 가려 호수 풍경이 잠깐 잠깐 보일 정도이지만 호수로부터 일정 간격 떨어져서 걷을 수 있어 최적의 둘레길로 꼽힌다. 중간 중간 전봇대에 둘레길 거리 표시가 되어 있는데 출발지에서 2,400m 되는 지점을 지나면서 다시 호수와 가까워진다.
-옛이야기가 전해지는 길
호수를 가까이서 바라보며 걷는 길이 훨씬 좋은데 시멘트길 보다는 흙 길이 걷기에 편해 많은 이들이 선호하는 길 중 하나로 뽑힌다. 푸른빛이 넘실대는 호수 자체 풍경도 예쁘고 나무와 어우러진 풍경 역시 아름답다.
둘레길에는 잠시 쉬어 갈 수 있도록 의자가 있어 햇빛이 잘 드는 장소에서 잠시 쉬어 가보는 것도 좋다. 준비해온 커피 한 잔을 따라 마시며 여유를 즐기다 보면 분위기 최고의 노천카페를 찾았다는 반가움도 느낄 수 있다.   
다시 길을 계속 걷다 보면 호수에서 카누를 타는 모습도 보인다. 은파호수는 보여주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옛 지명을 소개하는 곳을 지나가본다. 용처(龍處)라는 곳인데 옛 마을 ‘사창골’ 산자락에서 서북쪽으로 약 250m 떨어진 곳에 있던 지름 70m 정도의 늪지대를 말한다. 그 늪이 깊어서 한번 빠지면 헤어 나오기 어려웠다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물이 솟아 방죽의 원천수가 되었다는 뜻으로 용천(龍泉)이라고도 했다고 전해진다. 용처(龍處)는 지금 물속에 잠겨 있지만 이야기는 그대로 남아있다. 용처(龍處)를 막 지나면 구불5길에서 유일한 숲길로. 짧은 구간이지만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구간이다.
숲길을 나오면 ‘사창골’ 마을이 있던 곳을 지나게 되는데 사창(社倉)이 있던 마을이라는 의미이다.
사창(社倉)은 조선 시대 지방 군현에 설치한 곡물 대여 기관을 말하는데 빈민 구호 기관을 말한다. ‘사창골’ 앞 물가에는 왕버들이 늘어서 있어 장관을 연출한다. 물을 좋아해 물속에서 잘 자라는 특징을 가진 나무로 계절마다 특유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물빛다리를 지나면 세 바위 전설이 전해지는 곳을 발견할 수 있다. 바위 세 개가 있는데 애기바위, 중바위, 개바위로 전설의 줄거리는 대략 이렇다. “성질 고약한 부잣집 영감 며느리에게 도움을 받은 스님이 어느 날 며느리에게 극락장생을 위해서는 집을 떠나야 한다고 권한다. 그래서 며느리는 어린아이를 업고 길을 떠나게 된다. 스님은 며느리에게 가다가 뒤를 돌아보면 선 자리에서 돌이 된다는 것을 일러 두었다. 그러나 며느리는 두고 온 가족들 생각에 뒤를 돌아보는 순간 집도 마을도 물바다가 돼 출렁거렸다. 며느리는 그 자리에서 죽고 스님과 아이는 돌이 되었다. 그때 영문도 모르고 따라온 개가 있었는데 개까지 돌이 되었다는 전설이다.”  
전 구간이 편안하게 걸을 수 있는 길이라서 날씨가 꽤 쌀쌀한데도 많은 사람들이 운동을 즐기러 나온 것을 볼 수 있다. 길가에는 벚꽃이 피는 시기에는 또 다른 풍경을 선사해 따뜻한 봄날 가족과 사랑하는 연인과 친구들과 함께 걸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물이 낮은 곳곳에서는 물새들이 노는 모습도 볼 수 있는데 호수와 나무, 물새가 잘 조화를 이룬 환경으로 평화로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호수 옆 낮은 산에는 오후 햇볕이 따스하게 내리쬐고 있는데 파란 하늘을 배경 삼아 서 있는 나무 풍경도 아름답다. 
은파호수 동쪽 지형을 보면 산이 커다란 함선 모양으로 호수 안으로 들어온 곳이 있는데 절메산(寺山)이다. 이름을 보면 예전에 절이 있었던 산이 아닌가 추정해본다. 절메산 동쪽 기슭에 조그만 마을이 있었는데 제방을 쌓으면서 수몰되었다고 한다. 이곳은 소나무가 아름다운 구간이다.
출발했던 주차장으로 돌아오는 구간으로 구불5길 전체 길이가 약 9km인데 운동하기에 적당한 코스이다. 짧은 구간을 원하는 경우에는 물빛다리를 기준으로 절반을 나누어 걸어보는 것도 좋다.
중간에 물빛다리를 들리면 같이 간 사람과 이벤트를 해보면 재미있는 곳이 있다. ‘사랑체험봉’이다. 돌에 새겨진 손바닥 모양 위에 두 손을 포개 얹어 서로의 사랑과 마음을 고백하고 따뜻한 사랑을 체험하는 곳이다.
-낭만이 넘실대는 군산 구불5길
군산 구불5길은 은파호수의 푸른 물빛을 보며 걷는 길이 매력적인 곳이다. 둘레길이면서 공원이기 때문에 낭만이 넘실대는 곳이기도 하다. 오후 시간에 둘레길을 걷고 물빛다리 야경까지 볼 수 있다면 금상첨화로 전 구간이 편하게 걸을 수 있어 사계절 언제라도 둘러보는 것을 추천한다./김대연기자·red@/사진=전북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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