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피해자 곽예남 할머니가 일본의 사과를 받지 못하고 끝내 숨을 거뒀다.

향년 94세. 곽 할머니는 2일 오전 11시께 별세했다. 지난 1월 28일 고 김복동 할머니가 세상을 떠난 지 33일 만이다.

곽 할머니는 1944년 봄 만 열아홉 살의 나이로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가 일본의 패전으로 풀려난 뒤 중국에서 60여 년을 살았다.

이후 한국정신대연구소 등의 도움으로 2004년 국적을 회복하고 가족과 극적으로 상봉했다.

고국으로 돌아온 기쁨도 잠시, 곽 할머니는 2015년 12월 폐암 4기로 6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

곽 할머니의 빈소는 전주병원 장례식장 VIP실 별관 특실에 차려졌다. 장례는 수양딸인 이른바 봉침목사로 알려진 여목사가 병원에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여목사가 곽 할머니 수양딸이 된 것을 두고 곽 할머니를 이용하려 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정의기억연대는 SNS를 통해 곽 할머니의 부고를 전하면서 “할머니는 어쩔 수 없이 중국에 머물면서도 고국의 국적을 버리지 못하고 힘든 생을 어렵게 버텨내셨지만 결국 일본 정부의 사죄 한 마디 받지 못했다”고 안타까움을 내비쳤다.

발인은 4일 오전 9시이며 장지는 천안 망향의동산에 마련된다./권순재기자·aonglh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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