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북미회담 결렬 후 미국 폭스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언젠가는 뭔가 일어날 것’이라는 낙관론을 견지했던 트럼프 미국대통령이지만 향후 북미관계를 보는 일반의 시각은 우려와 안개속이다. 비핵화에 대해 ‘영변 핵시설+α’라는 모든 걸 내놓아야 한다는 미국의 입장과 일부를 내놓을 테니 일부의 제재를 풀어달라는 북한의 입장이 좁혀지지 않은 것이 협상결렬의 가장 큰 이유였던 만큼 서로의 접점을 찾는다는 건 곧 누군가의 양보를 전제해야 하기에 그렇다.
북한이 요구한 일부제재가 곧 제재의 핵심이기에 전체를 풀어달라는 것과 같다는 미국. 영변의 모든 핵시설 영구폐기는 지금껏 내놓은 적 없는 가장 강력한 비핵화의지의 표현이라는 북한의 입장은 현재 양측의 흔들릴 수 없는 회담 원칙이다. 한발씩 양보한다는 건 심각한 정치적 부담과 체제유지에 대한 위험을 고스란히 안고 가야 한다는 부담감을 요구하기에 쉽지 않은 것이다.
양측이 서로에 대한 비난을 자제하고 북미대화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의지를 거듭 강조하고 있는 건 그나마 다행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후 귀국길에 문재인대통령과 통화에서 북한 비핵화 이행을 위한 한·미 긴밀한 공조와 함께 미·북간 중재자 역할을 요청하기도 했다. 문대통령이 3.1절 기념사를 통해 ‘신한반도체제’ 구축을 통해 남북평화체제구축과 이를 통한 경제협력체 구성을 기반으로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강조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이제 북미양측이 서로 원하는 것이 분명해진 만큼 양측의 간극을 좁혀가는 일이 무엇일지 그 해법을 찾아가는 일이 과제가 됐다. 너무 앞서간 핑크빛 협상전망 실패에 따른 상실감을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신중하고 치밀한, 그러면서도 가장 효과적인 대안 찾기가 시급하다.
북미간 신뢰회복을 위한 새로운 답을 찾아가는 길은 결코 쉬운 여정이 아니다. 오래된 적대 관계로 인해 손상된 믿음이 한두 번의 정상 만남으로 해결될 수는 없는 일이기에 그렇다. 미국, 북한과 소통하고 협력해 양국 간 대화의 완전한 타결을 성사시켜나가겠다는 문대통령의 의지가 현실이 될 수 있을지 세계가 주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깊어진 불신의 벽을 허물어 나가는 일에 필요하다면 남북정상이 다시금 만날 필요도 있다. 한반도 문제 해결의 주체는 결국 한국과 북한 아닌가. 우리의 역할이 정말 중요해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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