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은 전라북도의 남쪽 내륙에 있어 왠지 푸근한 느낌이 든다. 아직 겨울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요즘이지만 이곳은 금방이라도 봄이 불쑥 얼굴을 내밀 것 같은 분위기이다. 남원에서 굽이굽이 산허리를 돌아 고개 넘어 운봉에 가면 여기 또한 남원에서 느꼈던 기분의 연장선 위에 있음을 알 수 있다. 운봉은 평균 고도가 500m가 넘는 고원지대라서 더 춥게 느껴질 만한데 실제는 그렇지 않다. 한 달 사이에 세 번이나 이곳을 찾을 만큼 볼수록 매력이 곳, 바로 남원 운봉이다. 이 운봉의 매력을 더욱 흠뻑 느끼기 위한 곳, 남원 운봉에 위치한 지리산허브밸리로 다가오는 봄을 기다리며 허브 향기 가득한 그 곳으로 떠나보자.

-허브 향기가 가득한 지리산허브밸리

남원 운봉에 있는 지리산허브밸리는 국내 최대의 철쭉 군락지를 보듬고 있는 지리산 바래봉 자락에 위치해 있다. 이곳은 2005년 정부로부터 지리산 웰빙 허브 특구로 지정받았다. 남원시는 2005년부터 이 지역 22만 평을 개발해 세계 최대의 허브 테마 관광지를 조성하고 지리산 허브 밸리로 완성했다. 지리산허브밸리는 지리산 자연 속에서 허브의 모든 것을 즐길 수 있는 힐링 천국인 셈이다.

지리산허브밸리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입장권이 필요한데 무료입장이나 할인 혜택도 있으니 입장권 구매 전 반드시 확인이 필요하다. 개장 시간은 11월~2월까지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3월부터는 오후 6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

매표소 입구에 있는 지리산허브밸리 안내도를 보면 그 규모가 상담함을 알 수 있다. 22만평 전체를 하루에 다 돌아보기는 쉽지 않아 여러 코스로 나눠 돌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사계절 허브 꽃 만발한 허브복합토피아관

허브복합토피아관은 겨울철 추위나 미세먼지를 피해 실내에서 활동하기 좋은 곳이다. 안으로 들어가면 정면으로 볼 수 있는 곳, 남원 허브 홍보관이다. 허브 산업 관련 정보와 허브를 이용해 만든 다양한 제품을 소개하고 있고 현관에는 허브 사진을 전시해서 관광객들에게 지리산허브밸리를 알리고 있다.

건물 오른쪽에는 허브체험, 허브상품 판매, 카페가 한 공간에 있어 기호에 따라 다양한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다. 허브체험 프로그램은 신청을 하면 생활용품 만들기와 화장품 만들기를 할 수 있는데 개별 체험은 현장에서 신청 가능하고 20명 이상 단체의 경우는 사전 예약(063-626-4001)이 필요하다.

체험장에서는 아이들의 허브용품 만들기 체험이 한창이다. 미세먼지로 바깥 활동이 어려운 요즘, 아이들과 함께 실내 체험을 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허브 향기를 맡으며 자기가 필요한 것을 집중해서 만들며 체험해보는 시간, 지리산 허브밸리에서 경험해볼 수 있다.

허브상품 판매장에는 허브를 이용해서 만든 화장품 종류를 비롯해 향수, 향초, 차, 사탕 등 다양한 제품들을 판매하고 있다. 판매장 옆에는 카페도 있는데 허브향이 가득한 쾌적한 카페에서 여유롭게 앉아 차 한 잔 마셔보는 것도 좋은 휴식이 될 듯 싶다.

-겨울 낙원, 허브 식물원

판매장 반대편에는 허브 정보관과 허브 식물원이 위치해 있다. 허브 정보관에서는 허브의 모든 것을 알려주고 있는데 허브(herb)라는 용어는 라틴어 허바(herba, 초록색 풀을 의미)에서 나왔다고 한다. 프랑스를 거쳐 영국으로 들어가 영어로 herb(허브)로 불리게 되었다는 것이다. 지금의 herb(허브) 용어는 향료나 약용 채소, 양념, 살균, 식품 보존제 및 첨가물 등으로 사용되는 식물이라는 의미로 폭넓게 사용하고 있다. 그 외에도 허브정보관에서는 허브의 역사, 허브의 종류와 분류 방법, 허브 오일 추출 기술, 허브 산업까지 허브에 관해 많은 정보를 접할 수 있다.

허브를 단순히 식품 보조제로만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허브밸리에서는 허브를 몸으로 체험해 볼 수 있는 시설도 있어 방문객들로 하여금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소파같이 생긴 곳에 누우면 스피커에서는 숲의 소리가 들려오고 천정에서는 숲 영상을 볼 수 있다.

누워있다 보면 허브 향기가 새어 나와 마치 허브 숲에 누워있는 느낌을 준다. 짧은 시간이지만 허브 숲에 들어갔다가 나온 듯한 상쾌한 기분을 제공하는 곳이다.

허브 정보관 끝은 허브식물원으로 이어진다. 삭막한 겨울철 파릇파릇한 식물을 보고 있으나 낙원에 들어온 것 같은 기분을 들게 한다. 식물원 입구에 있는 열대 식물을 보면서 다른 세계로 들어가고 있다는 상상을 해보면 좀 더 특별한 식물원 구경이 될 수 있다.

허브식물원 안에는 다양한 종류의 식물들이 있지만, 허브식물원 이름에 맞게 많은 종류의 허브들을 볼 수 있다. 이것이 일반 식물원과 다른 부분이다. 눈으로만 구경하는 식물원이 아니라 직접 허브를 만져보고 허브 향을 느끼면서 즐길 수 있는 곳이 바로 이 곳이다.

겨울철에 식물원을 와야 하는 이유! 바로 겨울에는 구경할 수 없는 다양하고 화려한 꽃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모든 꽃을 다 볼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식물원에는 제라늄, 아부틸론, 베고니아, 라벤더 등 예쁘고 화려한 색감의 꽃들이 이른 봄을 맞이해주고 있다.

또 허브밸리에서는 동굴이나 옥상 전망대, 분수 시설 등에서 꽃향기와 함께 쉴 수 있는 여러 공간이 있어 허브 힐링 여행의 즐거움을 더해주고 있다.

허브식물원을 나와 2층으로 올라가면 지리산허브밸리의 사계절 모습을 담은 4계 사진이 특별 전시되고 있다. 계절마다 변화되는 아름다운 풍경을 사진으로 미리 볼 수 있다. 2층에서 바깥 정원으로 연결되는 곳으로 나가면 원형광장이 나온다. 인공 폭포 앞에 서서 바래봉 방향으로 펼쳐진 야외 정원을 올려다보면 눈 가득 아름다운 자연 풍광을 담을 수 있다.

경사진 산책로를 따라 정원을 돌아보면 구역마다 주제를 가지고 꾸며 놓은 공간에 또 한 번 감탄하게 된다. 이야기가 있는 정원으로 지금은 허브를 볼 수 없지만 철쭉꽃이 피는 4월이 오면 화려한 꽃들의 향연을 감상할 수 있다. 정원에는 조각품들과 조형물들도 설치돼 있어 허브 꽃이 만발하는 시기에 가볍게 산책하면서 정원을 둘러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야외 정원을 돌아 내려오면 마지막 행선지, 압화 전시관이 나온다. 압화는 꽃은 물론 식물의 잎과 줄기, 뿌리까지 최대한 모양을 유지한 상태에서 눌러서 건조한 것을 말한다. 압화는 식물의 상태를 관찰하는 용도로 사용하기도 하고 꽃은 액세서리와 같은 상품을 만드는 데도 응용돼 요즘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가 높다.

꽃 이름을 확인하면서 압화 작품 하나하나를 감상하면 꽃 전시회에 온 것 마냥 기분 좋은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김대연기자·red@/사진=전북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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