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 주민의 삶의 질 만족도가 도시민 보다 훨씬 낮은 것으로 다시 한 번 확인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내놓은 '2018년 농어촌 주민의 정주 만족도' 보고서에 따르면 보건·복지, 교육, 정주생활 기반, 경제활동·일자리, 문화·여가, 환경·경관, 안전 등 7대 정책부문 모두에서 농어촌 주민의 만족도가 도시민 보다 낮았다. 특히, 만족도 차이가 큰 부문은 보건·복지 부문이었다. 아울러 보건 복지 부문의 농어촌 주민 만족도는 2017년 6점(10점 만점)에서 2018년 5.6점으로 7대 부문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세부적으로 들어가 보면 도농간 만족도 차이가 가장 큰 항목은 '의료서비스 수준'과 '신속한 응급의료서비스'였다. '지역에서 이용 가능한 의료서비스의 범위와 수준이 양호하다'는 항목에 대해 도시민의 만족도는 7.1점인데 반해 농어촌 주민의 만족도는 5.6점에 그쳤다. '응급상황 발생시 신속하게 응급의료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항목의 만족도 역시 도시민은 7점을 기록했지만, 농어촌 주민은 5.5점으로 나왔다. 요즘 젊은 층의 귀농귀촌이 이어지면서 산부인과 의료서비스의 만족도 격차도 크게 벌어지고 있다. '임신 및 출산과 관련한 의료서비스를 어렵지 않게 이용할 수 있다'는 항목에 대한 농어촌 주민의 만족도는 5.1점으로 보건·복지 부문의 세부항목 가운데 가장 낮았다. 아울러 2030세대의 보건·복지 부문에 대한 만족도는 더욱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농어촌 지역의 의료서비스는 노인성 질환을 치료하는 데 집중되고, 산부인과 등 젊은 층이 요구하는 의료서비스는 도시 보다 훨씬 열악하다는 평이다. 젊은 세대에게 농어촌이 행복한 삶의 터전이 되도록 하려면 이들에게 필요한 다양한 의료서비스가 제공돼야 하는 것이다. 이밖에 경제활동 일자리 부문에서도 농어촌 주민의 만족도가 도시민 보다 훨씬 낮은 항목들도 많아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지역에서 적절한 소득 기회를 구할 수 있다'가 5.1점, '농산물 가공 판매 등 농업과 농촌 자원을 활용한 소득기회가 만들어지고 있다'가 5.2점 등 저조했다. 태어나는 인구 보다 사망하는 인구가 많고, 농촌이 소멸되는 과정에 있는 우리는 이를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위기에 처했다. 더욱이 청년들을 오게 하는 것은 농촌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농촌 청년들에게 산부인과 마련 등 정주여건 개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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