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어요. 젊어지는 기분이 들죠. 졸업을 할 수 있을까 걱정도 하지만 해봐야죠.”

전주비전대 전기과 19학번 새내기 백종술(59) 조옥자(55) 부부의 입학 소감에선 두려움을 넘어선 도전의식이 느껴진다.

남편 백종술 씨는 부안에서 전기업을 하고 부인 조옥자 씨는 미장원을 운영하면서 남편 일을 돕는다. 정신없이 일하면서 기른 큰 딸과 아들은 이제 어엿한 사회인이고 여유가 생긴 부모들이 대학을 다니기로 한 것.

비전대에서 지급하는 만학도 장학금으로 캠퍼스 생활을 시작한 부부는 일정 성적을 유지하지 못해 장학금을 못 받을까 걱정하면서도 대학에 온 목적을 되새긴다.

“산업기사 자격증이 필요해서 학원 다니고 책보며 공부했는데 쉽지 않더라고요. 학교라도 다니자 했죠. 어린 시절, 넉넉지 못한 가정에서 태어나 오빠들에게 진학을 양보했기 때문에 언젠가 꼭 공부하겠단 마음도 컸습니다. 자격증도 따고 졸업도 해야죠.”(부인 조 씨)

남편 백 씨의 계기는 사랑(?)이다. 낮에 일을 마치고 부안에서 전주로 학교를 오가는 부인을 걱정한 남편은 “그럼 나도 함께 다니겠다”고 말했다고.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저녁에 수업을 받는데 갑상선 수술 때문인지 피로를 빨리 느낍니다. 미장원 마무리하고 서둘러 출발하다보니 저녁도 자주 거르죠. 그럼에도 매일 앞으로 나아감을 느낍니다. 같은 과 더 나이 많은 분들을 보면서 공부에의 열정과 삶에 대한 애착을 갖고, 구내식당과 편의점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것조차 즐거우니까요.”(부인 조 씨)/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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