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8년 시작된 보수·복원정비를 모두 마치고, 20년 만에 일반 공개를 앞두고 있던 익산 미륵사지석탑(국보 제11호)이 ‘원형과 달리 복원됐다’는 감사원의 지적으로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문화재청과 전북도는 21일 오전 “미륵사지 석탑의 해체·수리를 완료해 그간 설치됐던 가설시설물(가설덧집)의 철거, 석탑주변정리를 완료하고, 23일부터 일반에 석탑의 완전한 모습을 공개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몇 시간 후 감사원은 ‘익산 미륵사지 석탑 보수 부적정’이란 제목의 감사결과 발표를 통해 “원형대로 복원하기 위한 사전검토 및 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않았고 일관성 없이 축석해 석탑의 상·하부 내부형태가 원형과 달리 층별로 달라졌다”고 지적했다.
‘문화재보호법’ 및 ‘문화재수리 등에 관한 업무지침’(문화재청 고시) 등의 규정에는 ▲문화재의 보존·관리 및 활용은 원형유지를 기본원칙으로 한다 ▲문화재의 원형이 변형·왜곡되거나 가치가 훼손되지 않도록 문화재를 수리해야 한다 ▲문화재 수리는 외형뿐만 아니라 내부도 원래의 구조와 형식으로 유지돼야 함을 원칙으로 한다 등으로 규정돼 있다.
감사원에 따르면, 문화재청은 실시설계용역을 진행하면서 원래의 부정형 부재를 재사용하고, 공극을 충전재 등으로 채우는, 해체 당시 확인된 축석방식의 기술적 재현 가능성, 구조적 안전성 여부 등 원형 복원을 위한 구체적 검토를 하지 않았다.
또, 기존 적심석 부재는 부정형이고 품질이 저하됐다는 사유로 원형과 달리 적심석 대부분(97.6%)을 장방형으로 가공한 새로운 재료로 교체해 반듯하게 쌓기로 계획했다.
그러다가 2년 후인 지난 2016년 초에는 원래의 축석 방식과 부재를 보존한다는 사유를 들어 기존의 충전재를 그대로 사용하면서 축석방식 변경 및 기존 부재 재사용을 검토했다.
문화재청은 실제 3층 이상의 적심에 대해서만 기존의 부재를 재사용하고, 석재 사이 공극을 충전재로 채우는 방식으로 변경해 축석했다는 것이 감사원의 설명이다.
결국 미륵사지 석탑은 상·하부의 내부적심이 다른 형태로 축석되는 등 일관성을 갖지 못한 방식으로 복원됐다는 것이다.
아울러 감사결과에서는 적심부 축석 방식 등을 변경하면 구조물의 안정성을 다시 계산해 설계도서를 마련하고, 시공해야 하지만 방식 변경 후에도 새로운 설계도서 없이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문화재청장에게 “구조계산 등을 거친 실측설계도서 없이 축석된 미륵사지 석탑에 대해 구조 안전성 검증 후 그 결과에 따라 적절한 조치 방안을 검토하라”고 통보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감사원의 결과 발표 시점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있다.
1~2년의 복원사업도 아닐뿐더러 실제적 문제점으로 드러난 부분도 길게는 6~7년 전에 발생한 사안인데, 준공식 1달, 일반인 공개 2일을 남겨두고 나온 결과라는 점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미륵사지 석탑 복원사업에는 총 225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됐다. 
한편, 이날 오후 문화재청은 "1, 2층은 설계와 같이 새로운 석재를 사용했지만, 2016년 과도한 신석재 사용과 기존 석재의 가치 보존 문제가 논의됨에 따라 문화재위원회의 검토와 자문을 거쳐 3층부터는 기존 석재를 사용했다"고 입장을 내놨다.
이어 현재로 볼 때 석탑의 구조 안정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감사원에서 제기한 구조적 안전 점검은 실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유승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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