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낙농가에서 생산하는 유제품이 수입 유제품과의 가격경쟁력에서 밀려 원유자급률이 50% 이하로 하락됐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원유자급률은 국내생산량을 국내소비량으로 나눈 것으로 지난해 49.3%로 나타났다. 국내 낙농가 보호를 위해 수입 유제품에 대한 대응책이 시급한 가운데 정부이 노력이 그 어느때보다 절실하게 요구된다. 단기적으로는 국산 유제품의 가격경쟁력 향상을 위한 보조금 예산이 증액돼야 하며 특히, 오는 2026년 FTA(자유무역협정) 관세철폐에 대비한 장기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국회 박완주 의원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원유자급률 변동 현황’에 따르면, 지난 2009년 69.5%에 달했던 원유자급율이 지난해에는 49.3%로 20.2%가 하락했다. 문제는 원유자급률이 이처럼 급감한 이유가 국내 생산량이 줄어서가 아니라는 점이다. 농식품부 자료에 의하면 10년 전인 지난 2009년 국산 유제품 국내생산량은 211만톤이다. 이후 지난해에는 204만톤으로 7만톤 정도 줄어들었다. 하지만 이 기간 동안 유제품에 대한 국내소비량은 국산과 수입산을 더해 11만 2천톤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더불어 1인당 유제품 소비량도 연간 80kg으로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한다. 이를 분석하면 원규자급율의 붕괴 이유가 국내 소비자들이 국산 유제품이 아닌 값이 싼 수입산을 선호하고 실제 구입하고 있다는 뜻이다. 실제 지난 2009년 95만9천 톤이던 유제품 수입량이 지난해 219만8천톤으로 2배 이상 상승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물론, 정부 대책이 없는 것은 아니다. 농식품부가 국내 낙농가 보호를 위해 국내 우유 생산비와 국제경쟁가격과의 차액을 지원하는 ‘가공원료유 지원사업’을 시행중이다. 그러나 이 사업으로 지원이 가능한 국내 유가공 업체의 최근 3년간 평균 사업대상 물량은 9만톤 이지만, 실제 지원이 이뤄지는 물량은 4만톤 수준이라고 한다. 예산 역시 매년 170억 으로 편성돼 왔다고 한다. 유제품 시장이 수입산에 의해 잠식되고 있지만 국내 낙농가를 위한 가공원료유 지원사업 예산이 매년 같은 수준으로, 정부 대책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이에 가공원료유 지원사업 지원 물량을 2배 이상으로 확대시키기 위해 해당 예산도 두배 이상 늘려야 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는 예산안 편성 시 국내 낙농가 보호를 위한 예산 증액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오는 2026년에는 FTA로 인한 수입유제품 관세철폐가 예정돼 있다. 값싼 수입 유제품이 몰려오는데 대한 장기적 대책도 즉각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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