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일이면 KTX 호남선 개통 4주년이다. KTX 호남선은 호남과 수도권을 잇는 쾌속 노선으로 명실상부한 ‘반나절 생활권’을 불러왔다.

익산에서 서울까지 1시간 30분, 정읍에서 서울까지 1시간 50분으로 기존 이동시간 보다 한 시간 가량 앞당겼다. 여행이나 출장 이동 시간이 크게 단축돼 정차역이 위치한 도시와 그 주변 지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이라는 순기능이 나타났다.

반면 KTX 혁신역 신설을 놓고 익산-김제, 정치권에서의 논란이 수년 동안 지속되는 실정이다. 12개 중앙기관과 행정타운이 들어선 혁신도시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역을 신설해야 한다는 주장과 경제성이 부족하다는 반박이 대립되는 형국이다.

이에 본보는 두 차례에 걸쳐 KTX가 바꿔 놓은 일상과 혁신역을 둘러싼 갈등을 두 차례에 걸쳐 다뤄본다.<편집자주>

 

정읍에 거주하면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A씨. 2015년 4월 KTX 호남선이 개통하면서 불가능할 것만 같던 출퇴근이 현실로 됐다.

정읍과 서울 출퇴근을 과거 고속버스를 이용하는 경우 2시간 50분이 소요됐지만, 현재는 KTX를 탑승해 1시간 단축된 1시간 47분이 소요된다.

A씨는 오전 6시 25분 정읍역에서 서울발 KTX 열차에 탑승해 오전 8시 16분이면 서울역에 도착, 수도권 내의 인천·수원·안양·의정부·구리 등 서울의 위성도시에서 출퇴근하는 것과 크게 차이가 없다.

KTX 호남선 개통이 출퇴근의 개념을 바꿔 놓았다는 표현이 무색하지 않은 셈이다.

전북 지역 대학 교수 B씨. 지난달 30일 지역에 외부 강사를 초청하기 위해 KTX 호남선 열차표를 예매했다.

과거에는 지역을 오가는 대중교통 수단이 버스가 유일해 지역에 외부 인사를 초청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고속버스를 이용하는 경우 익산에서 서울까지 2시간 35분이 소요되는 반면, KTX 호남선이 개통되면서 익산에서 서울까지 이동 소요시간이 1시간 단축된 1시간 28분이면 도착한다.

B 교수는 “이전에는 지역을 오가는데 소요되는 시간문제로 외부에서 전북을 찾는 일을 기피했다. 지역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그 이점을 피부로 체감한다”고 말했다.

2015년 4월 KTX 호남선 개통 이후 ‘반나절 생활권’이 조성됐다. KTX 호남선 개통으로 인해 지방 소비가 둔화되고 서울에서의 소비만 증가할 것이라는 소위 ‘블랙홀’ 현상에 대한 걱정은 우려에 불과했다. KTX 호남선 개통은 지역경제 활성과 지역상생을 도모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국토연구원 김종학 연구위원의 ‘호남KTX 개통에 따른 국토공간 이용변화 연구’()에는 KTX 호남선 이용자수가 2017년 기준 익산역 56%, 정읍역 34% 등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역 주변 반경 300m 활동인구가 익산역 14.8%, 정읍역 15.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용객이 늘어나면서 역 주변 상권 역시 되살아나는 효과를 거뒀다. 역 주변 소상공인 업체수 익산역 15.2%, 정읍역 22.4% 및 매출액 7.5%, 정읍역 15.6% 증가의 효과가 나타났다.

코레일 관계자는 “KTX 호남선 개통은 각 지역의 교류가 확대, 문화관광산업의 발전을 통한 지역 간 소비격차 감소, 지역경제 활성을 야기했다”면서 “교통 편의성 향상은 지방의 경제활력과 일자리 창출, 지역 상생 균형 발전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권순재기자·aonglh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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