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으로 그린 사람, 그들의 경쾌한 움직임

<‘100년의 기다림-한국근현대명화’전> 이병재 기자l승인2019.03.31l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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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응노(1904-1989)
1904년 충청남도 홍성에서 출생하여 1989년 작고하였다. 1924년 서울로 올라와 김규진에게서 묵화를 배운 그는 1924년부터 1944년까지 조선미술전람회에서 거듭 입선과 특선에 오르며 전통 화단에서의 입지를 확고히 하였다. 1935년 일본으로 건너가 가와바타 미술학교와 혼고회화연구소에서 일본화와 서양화를 통해 근대적인 미술기법을 익혔으며, 1958년 도불 후에는 콜라주와 타피스트리 등을 도입한 실험적인 작품을 만들었다. 서예의 조형성을 현대적으로 표현한 문자 추상, 군상 연작 등을 남긴 이응노는 동양화의 전통적 필묵이 갖는 현대적 감각을 발견하여 전통성과 현대성을 함께 아우른 독창적인 창작세계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표작으로는 <청죽>, <난무>, <구성>, <군상> 등이 있다.
▲군상
이응노는 1980년대부터 활달하고 경쾌한 붓질로 사람의 형상을 글씨 쓰듯 드로잉하는 <군상> 연작을 제작했다. 그는 붓끝이 붓질의 중앙을 지나가는 엄격한 중봉을 그어 간략화된 인물 형상의 동세를 뚜렷하게 드러냈다. <군상> 연작에서는 상형 기호로 변신한 인체와 추상화된 문자를 결합했다. 즉 굵고 탄탄한 중봉의 선으로 단순화한 사람 형상은 문자처럼 읽히기도 하고 하나의 유닛이 되어 큰 화면을 뒤덮는 올 오버all-over를 완성하기도 한다. 1980년대 초반에는 간결하고 정제된 중봉으로 사람을 그린 반면, 1980년대 중반부터 대형 화면에 수백 명의 사람이 마치 군무를 추듯 무리지어 움직이는 <군상>을 제작한다. 1986년 작 <군상>에서도 숙련된 붓질을 빠르게 움직여 반복된 형상을 그으면서 화면에 율동감을 부여하고 있는 사람들의 형상성을 목격할 수 있다.
/이병재기자
-군상 /1986/종이에 수묵/166×273cm


이병재 기자  kanadas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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