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잎, 보석처럼 반짝이던 찰나의 순간

<장용근 사진전 ‘꽃, 잎’전>플로리스트와 6년째 작업하며 소박한 식물에 관심 더 많아져 이병재 기자l승인2019.03.31l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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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작가 장용근(48)의 사진전 ‘꽃, 잎’전이 3일부터 28일까지 전주 서학동사진관(관장 김지연)에서 열린다. 작가와의 대화는 6일 오후 4시.
    그는 플로리스트와 6년째 작업을 이어 오고 있다.
  “식물성 가득한 그녀의 스튜디오에서 오래된 테이블 위에 놓인 작품을 촬영하다 보면 단순하고 소박한 식물이 좋아진다. 땅속 굳건한 뿌리, 햇빛을 받아들여 광합성을 하는 잎과 꽃의 향기. 누군가에 기대거나 관계에 얽매이지 않는 식물성의 삶을 동경하곤 한다.”
  꽃은 그 자체가 바로 절정이다. 더 이상 덧붙이거나 치장할 형용사가 없다. 그런 꽃에 행동을 부여했다.
  이번 작품에는 모양새가 좋지 않거나 상처가 생긴 탓에 플로리스트로부터 선택되지 못한 꽃을 작품 소재로 선택했다. 드라이아이스에 급 냉동시키고 그것이 부서지는 순간을 카메라로 담은 것이다.
  “플로리스트와 수년간 작업 파트너로 일하다보니 꽃과 잎을 더 자주 알게 되고 확장된 미를 ‘생산’하고 싶어졌다.”
  더 이상 쓸모가 없어 시들어가는 꽃이 억압된 자아를 통해서 빛의 속도로 팽창하고 부서지면서 순간적으로 보석처럼 영롱한 빛을 발한다.
  김지연 서학동사진관 관장은 “장용근의 ‘꽃’은 아스라하고 그런가하면 또 찬란하다. ‘앞’은 묵언 수행을 하는 스님처럼 단정하고 과묵하다. 이것을 꼭 꽃이라고 불러도 좋을지 막연해진다. 우주의 빅뱅을 연상시키는 흩어지는 파편은 대기를 뚫고 뻗어가는 운석처럼 궤적을 벗어난다”며 “그의 사진작업은 생물의 주어진 형태를 넘어선 꽃과 잎에 대한 최대의 헌사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전 그의 작업은 대부분 도시를 주목했다. 초창기 작업 ‘도시채집’에서 정신적 나태나 흐트러짐을 용납하지 않는 삶에 대한 고집으로한 도시의 정체성을 그의 방식대로 직조한 작품을 선보였다.
  전 국민을 슬픔으로 몰아넣었던 대구지하철참사의 근조 현수막과 아무렇지 않게 밥을 먹고 술을 마시고 웃는 시민들의 일상을 통해 슬픔을 무채색으로 표현했다.
  이어 불편하고 낯선 집창촌의 풍경을 당사자의 입장에서 바라본 ‘보이지 않는 노동’을 통해 길이 가로 막혀서 늘 돌아다녀야했던 ‘금기’의 구역을 하나의 도시 색깔로 나타내기도 했다.
  장용근 사진가는 경북 영남대학교 조형대학원에서 사진을 전공했다. 지난 1996년 ‘Land Scape’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서울과 대구를 오가며 열다섯 번의 개인전을 열었고, 30여 차례 국내·외 단체전에 참여했다. 타임스페이스 제2회 사진비평상, 현대사진영상학회 작품상 등을 수상했고 서울시립미술관 신진작가(2010), 광주시립미술관 하정웅청년작가(2014) 등의 프로그램에 선정됐다.
/이병재기자·kanadasa@


이병재 기자  kanadas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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