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감 쏙 빼고 홍삼 더한 굼벵이 ‘귀한 대접’

<성장하는 전북 농가 가공업-진안 ‘마이산 홍벵이’>환·분말 등으로 가공 생강으로 냄새 잡아 환자식으로 큰 인기 경기·경북 곤충농가서 가공 주문 잇따라 황성조 기자l승인2019.04.02l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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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별귀뚜라미, 갈색거저리, 벼메뚜기, 장수풍뎅이 유충 등 현재 우리나라에는 7종의 곤충이 식품으로 등록돼 있다. 농업회사법인 (유)마이산홍벵이 성기상(50) 대표는 이 중 흰점박이꽃무지 유충인 굼벵이를 기른다. 흰점박이꽃무지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풍뎅이다. 성기상 대표가 굼벵이를 기르게 된 것은 우연이었다. 일찍이 수도권에서 직장을 다니고, 사업을 벌였던 성기상씨는 지난 2015년 아내의 항암치료를 위해 고향 진안군으로 귀촌했다. 하지만 어려서부터 농사일 경험이 전혀 없었던데다, 힘든 농사일을 새로 시작할만한 체력도 부족했다. 이 때 곤충산업이 성기상씨의 눈에 들어왔다. 아내가 항암치료를 위해 섭취하는 굼벵이가 체력회복은 물론, 치료에도 크게 도움이 되는 것을 느꼈다. 굼벵이의 기능성과 효능이 좋아 자가소비할 목적으로 굼벵이 사육을 시작했다. 그런데 작은 규모에도 대량 사육이 가능하면서도 편하고, 냄새 걱정도 없는 데 놀란 성기상씨는 진안지역에서 최초로 식용곤충 사육을 시작하게 됐다. 우여곡절 끝에 사육장을 완성하고 진안군농업기술센터의 도움을 받아 소규모 가공시설까지 갖춰 굼벵이 가공을 시작하기까지 바쁘게 사업이 진행됐다./

◆판로부터 고민

2016년 농업회사법인을 설립한 성기상 대표는 가공 분야에서 전국 최고가 될 것을 결심하고 완제품 차별화에 나섰다.
성기상 대표는 보통 농가가 사육을 안정화시킨 후, 판매전략을 수립하는 것과는 달리 굼벵이 사육과 동시에 제품화를 시도해 판매함으로써 고객 수를 크게 누적시키고 있다.
또한, 지역 봉사활동에 적극 참여함으로써 인맥을 넓히고 제품을 홍보해 단골 소비자들을 늘렸다.
아울러 귀농 전 인맥을 통해 각종 매체에 마이산홍벵이를 널리 알리는 등 홍보 및 판로 확보에 노력했다.
하지만 홍보와 판매에 앞서 제품의 질을 높이는 데 노력한 것도 사실이다.
성기상 대표는 도내 약 200여 곤충농가의 전북곤충협회 사무국장이다. 이들 회원농가들과 함께 제품 개발과 판로 등을 논의하며, 사업의 미래를 위해 힘을 합했다.
특히, 회원농가들의 애로사항인 제품화, 가공, 판매에 대해 서로 노하우를 공유하고, 가공시설을 갖춘 후 소규모 가공을 해줌으로써 전국적인 회원사 모집에도 성공했다.
보통 곤충사육을 전업으로 삼는 경우는 드물다. 대부분 농가는 부업으로 곤충 사육을 시작한다. 23㎡(약 7평) 규모의 시설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 있으니 사육농가가 늘어나는 것은 금방이었다. 그런데 이들이 사육한 곤충 애벌레의 판로가 문제였다.
성기상 대표는 "현재 국내 곤충산업은 시작되지도 않은 셈인데, 그 많은 애벌레를 누가 구입하겠습니까. 소비자 인식까지 부정적이어서 환자식이나 일부 메니아를 위한 쿠키 등에 사용하고 나면 수요처는 극히 드물지요. 아울러 동물이나 양식장 사료에 첨가하는 것은 부가가치가 크게 떨어지니 농가들이 그런 사육은 꺼리는 편입니다"라고 설명했다.
결국, 성기상 대표는 굼벵이를 사람이 먹을 수 있도록 해 고부가가치를 올리려는 목표를 세웠고, 소비자가 쉽게 섭취할 수 있도록 냄새를 제거하고 모양을 바꾼 제품을 개발했다.
그렇게 생산된 게 환이나 분말, 과립 형태의 제품으로, 우선은 환자식으로 크게 인기를 얻고 있다.

◆특화된 맛

성기상 대표의 마이산홍벵이는 전국 소비자들로부터 맛을 인정받고 있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성기상 대표가 설치한 가공시설은 마이산홍벵이를 가공하는데 1년에 4~5회 이용하면 끝이다. 자연상태에서 흰점박이꽃무지는 1년에 1회 애벌레를 생산하지만, 사육시설에서는 4~5회 생산이 가능하다. 이후 다 자란 굼벵이를 가공하는 데 4~5번 가공이면 충분하다. 33~66㎡(10~20평) 사육시설에서 나오는 굼벵이의 양도 그리 많지는 않다.
이에 성기상 대표는 전북곤총협회 회원사들과 공동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회원들과 공동으로 가공하고, 품평회를 통해 선별하는 등 제품을 발전시키는 과정을 반복하자 맛과 품질이 올라갔다.
실제 굼벵이의 분변토를 빼내기 위해 참쌀을 먹인 후 절식을 시키고, 끓는 물에 생강을 넣어 제조를 시작하는 등 냄새를 없앴다.
또한 홍삼과 비수리를 넣어 환과 과립을 생산하는 등 제품의 맛을 발전시켰다. 이러한 레시피를 회원농가들과 공유하고, 가공시설을 공유했다.
여기에 귀농 전 건축업과 제조업의 경험을 살려 애벌레의 제품화 및 포장 등을 컨설팅하고 사육장의 표준화를 전하는 등 회원농가들이 자신만의 제품을 생산하도록 도왔다.
그렇게 공동생산을 지속하자 마이산홍벵이가 전국에서 가장 맛있는 제품으로 소문이 났다.
사실 경기도와 경북지역에 곤충사육농가가 가장 많이 분포돼 있다. 이들 지역 생산농가까지 마이산홍벵이에 가공을 주문하면서 (유)마이산홍벵이에서 식약처로부터 얻어낸 곤충품목제조번호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67개가 됐다.  

◆계획

곤충의 사육시설 규모는 23㎡(7평)만 돼도 판로만 충분하다면 1년에 수천만원의 판매고를 올릴 수 있다. 또한 일손이 적게 드니 부부가 165~330㎡(50~100평) 정도의 사육도 가능하다.
성충은 수박, 바나나, 사과 등 당도가 높은 과일을 섭취한다. 유충은 참나무톱밥과 대두박, 설탕 등을 발효한 재료를 먹는다. 흰점박이꽃무지의 알은 1년에 3~4번 성충 직전까지 성장하고, 무게와 영양도 자연에서의 그것보다 크게 월등하다.
여기에 농약, 거름, 비료, 바이러스 등과 격리돼 사육됨으로써 위생 및 안전을 확보한 식품이다.
하지만 소비자 인식 개선은 아직 멀기만 하다. 여성들이 특히 혐오하며, 일반인도 쉽게 접하지 않는 제품이다.
때문에 아픈 사람부터 먹게 되고, 이들 역시 맛을 본 후에 구매를 결정하니 판매가 크게 증가하지 않는다.
이에 성기상 대표는 소비자들이 직접 방문해 굼벵이를 체험해 볼 수 있는 시설을 갖출 계획을 세웠다.
또한 미래 식량으로서의 가치를 느낄 수 있는 레시피를 개발하고, 만들어 보고, 먹어 보고, 구매할 수 있는 곤충 소재 음식 개발에도 집중할 예정이다.
성기상 대표는 "굼벵이 모양을 보면 소비자가 섭취를 어려워 하니, 이를 조미료화 해서 환자식과 특별식을 만들 것"이라면서 "아울러 청정 진안에서 힐링까지 겸할 수 있는 펜션사업도 구상하고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후배들에게

성기상 대표는 곤충사육을 계획하고 있는 후배들에게 우선 소규모로 시작할 것을 조언했다.
먼저 성기상씨로부터 소량을 얻어 키워 보고, 3개월 후 다시 배워 소규모로 시작하라는 것이다.
이와 동시에 자기 판로를 미리 개척하지 않는다면 쏟아지는 곤충을 처리할 방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성기상 대표는 "한 때 곤충 분양이 유행했으나, 이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곤충사업에서는 중요하지 않습니다"라면서 "분양 대박을 노리지 말고, 제품화 및 판로 확보에 노력해야 곤충 사육을 지속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2~3년 전 곤충산업이 블루오션으로 소문이 나자 많은 사람들이 곤충 사육에 뛰어들었는데, 이들이 6개월 안에 쏟아지는 곤충을 판매하지 못해 대부분 문을 닫았다는 것.
지금은 정예화 된 농가들이 남았고, 곤충식이 필요한 소비자들이 이들 생산자를 찾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성기상 대표는 곤충산업이 ▲자연친화적이면서 ▲노동력이 적게 들고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는 대체제가 없으며 ▲대기업이 진출하기 곤란한 영역인 만큼 경험하고 준비한다면 도전해 볼만한 농업이라고 설명했다./황성조기자 전라북도농업기술원 취재지원


황성조 기자  food2drin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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