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말 산업이 정부 육성정책에 힙 입어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데 반해 말 산업을 지역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까지 삼겠다는 의지를 보였던 전북도의 정책은 오히려 뒷걸음질을 치고 있단 지적이다. 말 산업 육성정책의 성과를 가늠케 하는 승마인구나 시설 등이 제자리 내지는 오히려 감소추세를 보이며 전국적인 성장세를 역행하고 있어서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 10일 발표한 ‘2014년 말 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말 사육두수는 1년 전 보다 1천352두(5.5%)늘어난 2만5천819두였고 말 산업 사업체수도 전년보다 175개소가 증가한 1천999개소에 달했다. 특히 산업의 국가경제 기여도를 나타내는 말 산업 규모는 2013년 말 기준 3조2천94억원에 달하는 등 국내 말 산업은 외적인 성장세는 물론 내적으로도 의미 있는 성과를 올리고 있단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하지만 전북의 경우 지난 2013년 말 산업 육성에 2020년까지 5천억여 원을 투입한다는 기본방침을 정하고 말 산업 전문가로 구성된 TF팀까지 구성하는 의욕을 보였지만 전북의 승마체험인구는 오히려 줄었다. 170억 원을 들여 건립한 장수승마장은 2012년 전국승마대회를 끝으로 제대로 된 관리 마져 안 되고 있으며 말 산업 육성정책이 발표된 후 3년 동안 투입된 예산은 56억원에 불과한 게 지금 전북 말 산업 정책의 현실이다. 장수군을 중심으로 ‘말 레저문화특구’가 전국최초로 조성되고 한국마사고와 남원경마축산고, 그리고 전주기전대등을 통한 전문인력 양성기반 까지 갖춘 만큼 말 산업을 선점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지금까지의 결과는 실망 그 자체다.
말 산업은 다른 가축들과 달리 일자리 창출은 물론 육성, 조련, 사료, 승마 등에 이르기 까지 관련 산업전반에 미치는 부가가치는 매우 크다. 경주마 3마리당 1개의 일자리가 생긴다고 할 정도다. 한국의 말 산업이 걸음마 단계라고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전북과 같은 지역은 관련 산업의 선점을 위한 노력 여하에 따라 그 성과를 극대화 시킬 수 있단 점에서 관심을 모았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 정부의 기본 육성정책에서 조차 전북은 보조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 사육두수를 늘려 말을 수출하는 전략기지를 만들고 익산·김제등 내륙권은 말 산업 전문인력 양성지역으로, 남원·장수등 동부산악권은 말관광체험지로 나눠 개발하겠다는 도의 거창한 계획이 허황하게만 들리는 이유다. 당장 실현 못할 계획은 도민에게 실망만 줄뿐이다. 말산업의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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