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떤 변명이나 이유로도 용서받고 이해될 수 없는 범죄중 하나가 아동학대다. 아동들은 정서적으로나 신체적으로도 한참을 가정과 학교와 사회로부터 보살핌을 받고 사랑을 받으며 국가와 사회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자랄 수 있는 권리를 가진 미래의 꿈들이다. 그리고 우리는 그들을 적극적으로 보호하고 바르게 이끌어야할 의무가 지어진 부담자들이다. 이 부분에서만큼은 분명 아이들은 갑이고 기성세대들은 철저한 을인 셈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아동학대와 관련된 사회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 가정에서의 학대는 물론이고 이젠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학원 등으로 까지 이어지며 확대되는 실정이다. 최근 발표된 ‘2014년도 시도별 아동학대’ 현황을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아동 학대판정건수는 1만27건으로 1년 전 6657건보다 무려 3천여 건이 늘었다고 한다. 특히 이중 전북의 아동학대 건수가 932건으로 전국에서 3번째로 많은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전북의 교육풍토나 지역성 등을 감안할 때 타도보다 오히려 낮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게 일반적인 정서였으나 아동보호 전문기관을 통해 나타난 현실은 정 반대의 결과가 나온 것이다.
더욱이 전북도다 월등히 인구가 많은 부산이나 대구, 인천 등의 대도시보다도 아동학대 건수가 많고 서울의 954건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란 것은 인구분포도를 감안한 학대건수로는 전국최고수준이란 점에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아동학대 행위 역시 친부모와 친인척에 의한 경우가 전체의 84%인 785건이나 돼 가정에서의 아동폭력이 심각한 수준에 달한 실정이다.
이혼에 따른 가정해체, 계속된 경기침체에 따른 가정의 경제적 빈곤과 사회적 무관심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참담한 결과라곤 하지만 ‘전북지역 아동 학대 비율 전국최고 수준’의 불명예는 참으로 부끄러운 우리 전북인의 자화상이 아닐 수 없다. 신고의식이 남다르고 사소한 학대라고 해서 그냥 넘겨서는 안 된다는 강한 아동보호 본능에 따라 신고건수가 늘었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그러나 대상이 아동이란 점에서 이는 이유가 될 수 없다. 내 아이니까 내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잘못 이해된 자식사랑에서 비롯된 것은 아닌지 모두가 돌아봐야 한다. 사랑의 매의 정도는 아무도 기준할 수 없다. 사소하다 생각할 수 있지만 아동들의 기준으로 보면 참기 힘든 모욕이고 불안이고 공포일 수 있음을 우리는 잊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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