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무장지대(DMZ)가 이달 말부터 민간인이 다닐 수 있는 둘레길로 열린다. 남북 분단 이후 DMZ 개방은 처음이다.

정부는 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부처 지자체 합동브리핑을 열고 ‘DMZ 평화둘레길’ 개방 계획을 발표했다. 4월 말부터 DMZ와 연결된 고성, 철원, 파주 3개 지역을 평화둘레길 코스로 만들어 단계적 개방한다는 방침이다. 고성 지역은 오는 27일 가장 먼저 시범 개방한다.

이들 지역은 지난해 9.19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감시초소(GP) 철거와 유해 발굴 등 긴장 완화 노력이 이뤄지고 있는 곳들이다.

고성 지역은 통일전망대에서 시작해 해안 철책을 따라 금강산전망대까지 방문하는 구간으로 조성한다. 통일전망대에서 금강산전망대까지 왕복 구간을 차량으로 이동하는 별도 코스도 운영할 예정이다.

철원 구간은 백마고지 전적비에서 시작해 DMZ 남측 철책길을 따라 공동유행발굴현장과 인접한 화살머리고지 비상주 GP까지 방문하는 코스다.

파주는 임진각에서 시작해 도라산 전망대를 경유, 철거한 GP 현장까지 방문하는 구간이다.

정부는 인위적 개발은 최소화해 기존에 사용 중인 도로나 철책길을 있는 그대로 활용하기로 했다. 둘레길 운영 횟수와 참여 인원은 군사작전 여건, 자연환경 및 생태보존에 영향을 미지 않는 범위 내에서 시행할 예정이다. 또 방문객들은 우리 군의 경호 지원을 받게 된다.

김현기 행안부 지방분권실장은 “이번 둘레길 개방은 ‘9.19 군사합의’ 이후 조성된 남북간 군사적 긴장완화의 상황을 반영한 것”이라며 “전쟁의 상흔과 남북 분단의 상징이었던 DMZ가 평화적 이용을 통해 한반도 평화·번영의 전진기지를 넘어 세계생태평화의 상징지대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최홍은기자·hiim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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