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주국제영화제에는 역대 가장 많은 영화가 상영된다. 팔복예술공장도 영화제 기간 주요 공간으로 활용된다.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 발표 기자회견이 3일 오후 전주 르윈호텔에서 열렸다.
조직위는 오는 5월 2일부터 11일까지 ‘영화, 표현의 해방구’를 슬로건으로 열리는 영화제에 모두 52개국 262편(장편 202편, 단편60편)의 영화가 상영된다고 밝혔다.
▲특징
운영면에서 지난해 ‘한국경쟁’ 시상금을 늘린 것에 이어 올해에는 한국경쟁에 ‘배우상’을 신설했다. 척박한 독립 영화 제작 환경에서도 나름의 소신으로 참여한 배우들을 격려하기 위해서다.
문닫은 카세트테이프 공장을 문화예술공간으로 조성한 팔복예술공장을 제2의 영화제 공간으로 활용한다. 이 곳에서는 현대영화의 확장된 실험적인 경향을 반영한 ‘익스팬디드 플러스’를 진행한다. 20년 이후 영화제 큐레이션의 방향과 창의성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획이 시도된다.
프로그램 면에서도 변화가 있다. 지난 20년간 전주국제영화제의 색깔을 만들엇던 감독들을 대거 초청, 영화제의 역사와 전통, 정체성, 미래를 이야기하는 20주년 특별프로그램 ‘뉴트로 전주’를 마련했다. 22명의 감독이 전주를 방문해 신작을 상영하고 작가의 영화적 비전을 제시한다.
다큐멘터리의 강세도 두드러진다. 한국과 해외의 주요 다큐멘터리가 선정됐는데 특히 한국 다큐멘터리는 ‘한국경쟁’ ‘코리아 시네마스케이프’에서 큰 비중으로 편성됐다.
한국영화 100주년을 기해 한국영화사를 비판적으로 조망하는 프로그램도 눈에 띈다. ‘스페셜 포커스’에 편성된 ‘한국영화의 또 다른 원천’ ‘와일드 앳 하트’는 각각 20세기, 21세기 한국영화를 재평가하는 기획이며 새로움과 전복의 욕망을 품었던 한국영화사의 위대한 순간들을 끄집어낸다.
새로운 영화 세대를 교육하는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마스터 및 전문가들과 만남을 통해 깊이을 담보한 ‘라이팅(writing) 캠프’가 첫 순서로 열린다. 앞으로도 영화음악 캠프, 연기 캠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다.
▲개막작과 폐막작
개막작은 클라우디오 조반네시 감독의 '나폴리: 작은 갱들의 도시'다. 
이 영화는 '고모라'의 원작자로 널리 알려진 로베르토 사비아노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질주하는 청춘들의 모습과 이면을 고전적인 스타일의 영상미를 통해 포착해낸다.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돼 각본상을 받은 이 작품은 성장 영화의 표본과도 같은 영화이자 에너지와 비극적 묘사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클라우디오 조반네시 감독은 2016년 전주국제영화제에 ‘플라워’로 소개된 바 있다.
  폐막작은 기 나티브 감독의 '스킨'이다.
실화를 바탕으로 폭력적인 삶에 찌들어 있던 한 인간이 갱생하는 구원의 이야기를 담았다. 주인공 제이미 벨은 ‘빌리 엘리어트’(2010)를 시작으로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2013)에도 출연했는데 에너지 넘치는 연기로 감정의 흐름을 이끌면서 인간에 대한 사랑과 삶의 열정을 화면 가득 메운다.
기 나티브 감독은 동명의 단편 ‘스킨’(2018)으로 2019 아카데미 단편영화상을 받았다.
김승수 조직위원장은 “지난 20년간 많은 관람객과 배우, 감독들이 영화제의 가치를 지켜왔다”며 “초심을 잃지 않고 전주국제영화제가 새로운 20년을 향해 나가도록 많은 관심과 격려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병재기자·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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