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의 제3금융중심지 지정 ‘보류’ 발표에 전북도 안팎에서는 ‘대통령의 지역 대표 공약 사업이 정치적 희생양으로 전락했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향해서는 내년 총선을 의식한 나머지 특정지역 ‘눈치 보기’에 따라 대통령 공약도 후퇴시켰다는 비판과 함께 당 소속 지역 국회의원들은 중앙당 ‘눈치 보기’에 급급한 나머지 지역 미래먹거리 확보에 대한 정치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아울러 도민의 쌈짓돈으로 성장했다 해도 과언이 아닌 향토 금융기관 전북은행 역시 전북도의 잇단 도움 요청에 수수방관식 모르쇠로 일관, 지역 대표 금융기관으로서의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2일 금융위(제37차 금융중심지 추진위원회·이하 금추위)는 금융중심지 추가지정 타당성에 관한 심의를 통해 ‘기존 금융중심지가 여전히 자리 잡지 못하는 상태에서 추가 지정이 이뤄질 경우 (기존 지정지에)미치는 영향’과 ‘전북 혁신도시 금융인프라 부족’ 등을 추가 지정 부적합 이유로 제시했다.
기존 지정지에 미치는 영향 언급은 제3금융중심지 지정을 줄곧 반대해 온 부산을 의식한 정치적 이유로 분석되고, 전북의 금융인프라 부족은 보류 결정을 위한 객관적 명분 제시로 풀이된다.
실제 금추위는 추가 지정 타당성 여부 검토에서 ‘한국의 경제규모와 금융중심지의 숫자 사이에 특별한 상관관계는 발견되지 않았다. (일부에서 제기된) 금융중심지는 1~2개로 충분하다는 논리를 실증적으로 뒷받침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을 내놔 정치적 고려가 있었음을 짐작하게 했다.
그간 전북도의 제3금융중심지 지정 추진 과정에서 정치권의 도움은 전무했다.
중앙 여당의 도움은 고사하고, 여당 소속 지역 정치인들은 이렇다 할 목소리를 내지 못했으며, 야당 역시 선거법 개정안 등 ‘정치를 위한 정치’에만 몰두하면서 지역의 비판이 전해지면 여당을 향한 책임 돌리기에 급급해 온 것이 사실이다.
당시 전북도 내부에서는 “도와줄 사람(정치권)이 없다. 부산은 여야 구분 없이 넘쳐 나는데...‘라는 푸념이 나오기도 했다.
전북은행을 향한 책임론도 부각되고 있다.
전북은행은 제3금융중심지 지정에 가장 중요한 ‘전북 금융타운조성’ 사업에 향토은행으로서의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도는 수차례에 걸쳐 협조와 투자를 요청했지만 은행 측은 ‘적극 돕겠다’는 원론적 대답으로 일관했고, 최근에는 ‘내부 경영상황 악화로 직접적 참여는 어렵다’는 공식적 입장을 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도는 현재 제3금융중심지 지정 현안은 ‘추진 중’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금융위가 ‘여건이 성숙되면 추후 논의가 가능하다’는 조건을 제시했기 때문으로, 도는 정치권의 조력과 함께 전북은행의 금융타운 조성 사업 협조를 기대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대통령의 공약이 취소된 건 아니다. 다만 시기적으로 늦춰진 것 뿐”이라며 “지정 재논의를 위해서는 정치권의 적극적 입장 표명과 함께 전북은행의 도움도 절실하다”고 언급했다.
/유승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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