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의 제3금융 중심지 지정 프로젝트 무산에 따른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중심지추진위원회의 ‘제3금융중심지유보’ 의견 결정은 결국 무산이란 점에서 총선을 앞둔 부산·경남 눈치 보기라는 강한 반발기류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전북혁신도시 제3금융중심지 지정은 문재인 대통령 대선공약으로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 담긴 지역최대 현안임에도 이를 뒤집은 건 문정부의 ‘전북패싱’이 시작됐음을 의미한다는 지역 정치권의 반발 또한 거세지고 있다. 세계 3대 연기금인 국민연금을 상대하려는 국내외 기금운용사를 전북혁신도시에 집적화 하자는 것으로 부산이나 서울의 금융 중심지와는 성격이 다름 모델임에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정치적 논리가 작용한 때문으로 밖에 이해될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추진위 논리는 분명했다. 추진위는 기존 금융중심지가 여전히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새로운 지역을 지정하는 것은 금융 산업 경쟁력에 불리한 요건이 된다고 봤다. 특히 전북 혁신도시 금융인프라 부족이 무엇보다 큰 문제로 향후 종합적 생활여건 등 인프라 개선과 농생명·연기금 특화 금융중심지 모델의 논리적 구체화를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그리고 구체적이고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경우 재검토가 가능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지금은 시기상조지만 언제든 여건이 갖추 지면 논의를 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전북이 무리한 요구를 한 건 아니다. 필요성이 충분하고 정부역시 이를 인정했기에 국정계획에 까지 반영했던 사안이다. 하지만 구체적 논의가 진행되면서 정부가 아닌 기존 금융중심지역의 정치권과 지자체가 강한 반대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지난 3월 했어야 했던 용역보고서 공개가 미뤄지면서 이미 ‘전북불가’쪽으로 방향이 기울었다는 분석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금융위의 보류 결정 이유를 액면 그대로 믿기 힘든 이유다.
그럼에도 일단 정부 결정은 났다. 불편한 부분이 많지만 일단 금융위가 권고한 내용에 대한 지자체 차원의 준비를 해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비협조적인 정부기류에 강력히 대응하기 위한 중장기 프로젝트를 서둘러야 한다. 금융 중심지 육성과제를 철저히 분석해 준비 안 된 지역이란 평가를 다시 받지 않아야 한다. 정치적 외압에 당당히 맞설 수 있는 하나 된 강한 힘을 모아 나가겠다는 의지도 필요함은 물론이다.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