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후(현지시간) 카자흐스탄 누르술탄 국제공항에서 열린 독립유공자 계봉우·황운정 지사 유해 봉환식에서 추모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카자흐스탄에 묻혔던 독립유공자 계봉우·황운정 선생의 유해가 고국으로 돌아온다.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오후 중앙아시아 3국 순방 마지막 국가인 카자흐스탄 수도 누르술탄 국제공항에서 애국지사 계봉우·황운정 선생의 유해를 카자흐스탄 정부로부터 인계받아 우리나라로 운구하는 유해봉환식을 주관했다. 해외에 묻힌 독립유공자 유해봉환을 대통령이 현지에서 직접 주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추모사에서 "독립유공자 유해를 모시는 것은 대한민국 정부가 당연히 해야 할 임무이며 독립운동을 완성하는 일"이라며 "정부는 머나먼 이국에서 생을 마감하신 독립운동가들의 정신과 뜻을 기리고 최고의 예우로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유해봉환식에 앞선 동포간담회에서도 문 대통령은 "카자흐스탄의 광활한 초원에는 독립운동 별들이 높이 떠 있다"며 "우리가 독립운동가들을 기억하고 기리는 것은 미래 세대에게 자신의 뿌리를 알려주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또 '고려인' 이라는 이름을 자랑스럽게 만든 동포들을 격려하며 "모두가 영웅"이라고도 했다.

이날 유해봉환식에는 두 애국지사와 배우자까지 모두 4위의 유해가 봉환됐다. 대통령 전용기를 통해 22일 국내로 운구된 유해는 국립묘지에 안장될 예정이다.

계봉우 지사는 독립신문에 독립정신을 고취하는 글을 게재하는 등의 활동으로 지난 1995년 건국훈장 독립장을 받았으며, 황운정 지사는 러시아 연해주에서 무장부대의 일원으로 선전공작 활동 등으로 2005년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았다.

문 대통령은 이번 방문에서 홍범도 장군의 유해 봉환도 카자흐스탄 정부와 적극 논의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22일에는 카심 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후,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초대 대통령을 만나 비핵화 경험을 공유받을 예정이다. 이어 비즈니스포럼과 친교만찬 일정을 마치고 23일 귀국길에 오른다.

청와대는 카자흐스탄 방문과 관련 신북방정책의 중앙아시아 협력을 본격화해 3개국과의 실질협력 성과를 높이고, 특히 고려인 동포 격려와 독립유공자 예우의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18-20일에는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해 샤프카트 미르지요예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플랜트 등 120억 규모 프로젝트를 제안 받는 등 ‘경제공동위 워킹그룹’을 구성해 양국간 경제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20일에는 우즈벡 정부의 지원으로 문을 연 한국문화예술의집 개관식에 참석해 동포간담회를 열고 독립운동가 후손인 이인섭 전일 선생, 김경천 장군, 한창걸 한성걸 선생 등 독립운동가 후손들을 격려했다. 또 고려사신이 다녀갔다는 역사문화유적 사마르칸트를 찾아 양국의 오랜 교류 역사를 확인했다.

문 대통령은 우즈벡을 떠나면서 “고려인 동포의 눈물어린 역사 또한 우리의 역사”라며 “우리 국민들이 기차를 타고 유라시아 대륙을 지나 (우즈베키스탄 수도인) 타슈켄트역에 내릴 수 있도록 꼭 만들어보겠다"고 강조했다.

/청와대=최홍은기자·hiim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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