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23회를 맞은 전주한지문화축제는 한지의 보존은 물론 한지의 산업화와 세계화를 위한 노력으로 평가된다. 현재 전주시는 전주한지문화축제 개최 외에도 연구개발, 판로 확장 등에도 매진하고 있다.

▲삼국시대부터 인정받는 전주한지

전주한지의 맥은 삼국시대로 거슬러 간다. 전주 지역에 제지술이 들어온 것은 3~4세기경으로 추정된다.

전주한지 전통은 고려로 이어져 전주지역이 고려지의 주생산지로 자리했던 것으로 보인다.

후백제 견훤은 고려 왕건에게 부채를 선물하고, 고려 충렬왕 6년(1280년) 정가신은 전주에서 관리를 지내 한지뜨기의 고통을 잘 알고 있었다고 기록했다. 고려말 목은 이색은 전주를 종이의 고장이라 예찬했다.

조선 초 전주는 남원과 함께 중국과의 외교문서에 쓰이는 당대 최고 품질의 종이를 생산하는 곳이었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전주한지가 상품이라 기록됐다.

조선후기에도 전주한지는 남원 종이와 함께 그 품질을 최고로 꼽혔는데 18세기 저죽전사실에 의하면 전주지역 닥나무밭이 전라도에서 가장 많았음을 설명했다.

▲세계가 주목하는 전주한지

현재 전주한지는 국내는 물론 전 세계에서 주목을 하고 있다.

전주에는 한지장, 선자장, 한지발장, 지우산장 등 무형문화재들이 지역에 존재한다. 2009년 개소한 한지산업지원센터를 중심으로 산·학·연이 연계해 한지산업 활로 개척에 나서고 있으며, 전주한지문화축제와 한지공예대전, 한지패션쇼 등이 열리고 있다.

또 전주한지는 루브르박물관이 소장 문화재의 복원용지로 전주한지를 사용된데 이어 전통 한지의 우수성을 조명하는 학술대회도 개최된 바 있다.

2017년에는 전주한지로 복원된 ‘고종황제 친서’ 교황과 바티칸교황청에 전달했으며, 지난해에는 파리에서 전주한지의 우수성을 알리는 행사가 열렸다.

▲남은 과제 복원과 판로 확장

전주한지의 주원료인 닥나무는 가격 경쟁력 등을 이유로 재배 농가가 사라진 상태다. 전주시는 이를 해소하기 위해 2017년 지역 6개 농가와 계약재배를 체결하고 1만8000여㎡ 부지에 닥나무 1만1800주를 식재했다. 오는 11월 첫 수확을 앞뒀다.

전주 지역에 관련 산업체는 제조업체 6개소가 가동 중에 있으나 좁은 판로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들 업체는 한지를 활용한 각종 규격의 종이, 공예품, 장판, 벽지, 마스크팩, 수의 등의 상품을 제작하고 있다.

시는 이들 산업체의 경쟁력을 육성하기 위해 국내 주요 공공기관과 교육기관, 종교계, 금융권 등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전통한지 판매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 결과 지난 3월말 기준 판매량이 20만장 정도를 기록했다.

전주시 문화관광체육국 관계자는 “전주한지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천년의 전통을 계승해나가는 전주한지장분들에게 힘이 되도록 많은 내수시장 개척에 앞으로도 힘을 쏟을 계획”이라며 “전주전통한지 사용의 사회적분위기가 확산돼 한지의 활용분야가 넓어져 전통문화 산업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겠다”고 말했다./권순재기자·aonglh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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