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확산되면서 전 세계 돼지고기 가격이 출렁거리고 있다. ASF로 인해 돼지 출하량이 줄어든 중국이 수입에 의존하면서 국제 돼지고기 가격은 오르고 있다. 국내에서도 돼지고기 수입량이 줄어들어 전체 공급량이 감소하면서 최근 가격 상승세를 타고 있다. 또는 몇 주간 돼지고기 가격이 빠르게 오르면서 산지 출하량이 급격히 늘어나자 한때 돼지고기 가격이 소폭 하락하는 등 출렁거림은 국내에서도 이어졌다. 지난주 1kg당 지육(탕박 기준, 등외 제외)은 4,581원으로 거래됐는데, 중국의 수입 영향으로 조만간 5,000원선을 넘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국농촌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돼지고기 값은 지육 1kg당 4,900~5,200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9.9% 오른 수치다. 여기에 하반기에는 전년비 더 높은 가격대가 형성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와 함께 미국의 올해 돼지고기 선물가격도 지육 1kg당 1.85달러로 전년 보다 30.2% 올랐고, 유럽연합에서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지난해 지육 1kg당 3,000원대까지 떨어졌던 것이 올해는 5,000원대까지 예상되는 등 돼지고기 가격이 요동치는 추세이다. 당분간 이러한 추세가 이어질 경우 소비자들은 돼지고기 소비를 꺼려할 수도 있다. 또는 소비자들이 프리미엄급 돼지고기를 선호할 수도 있다. 구제역이나 ASF 등의 꺼림직함을 피해 안전하고 품질 높은 돼지고기를 찾을 수도 있다는 말이다. 최근 이베리코 돼지고기가 인기를 얻으면서 가짜 이베리코 돼지고기가 극성을 부린 것에서도 소비자들의 성향을 엿볼 수 있다. 여기에 환경부가 ASF 의심 야생멧돼지를 신고하면 10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하겠다고 나서면서 소비자들의 돼지고기에 대한 인식은 점차 양극화되고 있다. 소비하지 않거나, 프리미엄급을 찾거나.
그동안 구제역 백신 부작용 등으로 국내산 돼지고기의 품질과 가격이 떨어졌고, 소비자들에게는 신뢰를 크게 잃고 있는 실정이다. 돼지 사육농가들은 가격이 오른다고 마구잡이로 돼지를 도축해 출하할 것이 아니라 이번 기회에 품질 좋은 돼지고기를 선별·출하해 프리미엄급 부가가치를 노려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향후 수입돼지고기와 차별화를 꾀해 떨어진 신뢰도를 회복하고, 고부가가치 돼지고기를 사육하는 게 돼지 사육농가들에게는 기회가 될 수도 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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