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업계의 소주 공급가 인상이 예고된 가운데 자영업자들과 서민들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29일 오전 전주시 덕진동 전북대학교 인근 음식점 일부 업주들은 식당 내 소주가격 인상과 유지를 두고 갈등에 휩싸였다.

이들은 적은 금액이라도 변동에 민감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소주 소매가격을 인상할지 고민이다.

실제 전주시 신시가지 등 임대료가 높은 지역의 경우 소주, 맥주 등 주류가격이 4500원에서 5000원인 반면, 이 지역은 이날까지도 3000원에서 4000원의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고깃집 업주 A씨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장사를 하다 보니 다른 동네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소주를 팔고 있는 상황인데, 공급가격이 오르면 부담은 전부 업주들 몫이다”며 “다른 식당에 비해 200원에서 300원 차이만 나도 눈에 띄게 매출에 영향이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눈치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감자탕 업주 B씨는 “학생들이 언론 등에서 소주값 인상을 접하고 최근까지 가격인상을 물어보는 경우도 있다”며 “가격인상으로 제조사와 도매상은 직접적인 피해가 없겠지만, 그로 인한 여파는 자영업자들이 떠안게 된다”고 말했다.

대학생 최모(23)씨는 “친구들끼리 모임을 가질 때 술값과 안주값을 비교해 저렴한 장소로 정하고 있다”며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가격에 비해 술집 등은 지금도 비싸다고 느끼는데, 가격이 더 오르면 기피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전북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임대료가 높은 지역의 경우 주류값을 올려도 시민들이 이해하는 경향이 있는 반면, 학생들과 동네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지역에서는 소주값을 올리면 장사하기 어렵다”며 “특정지역을 제외하고 소주값 인상이 정착되기까지 1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하이트진로는 다음 달 1일부터 참이슬 소주의 공장 출고가격을 병당 6.45%(65.5원) 올린다고 이달 24일 밝혔다./김용기자·km4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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