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트랙이 반갑지 만은 아닌 이유

오피니언l승인2019.04.30l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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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의 극한 대립을 야기했던 공직선거법 개정안·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검경 수사권 조정법안이 29일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으로 지정됐다. ‘동물국회’ 사태가 빚어진지 나흘 만으로 국회의원 선거제 개혁, 권력형 비리 근절을 위한 권력기관 개혁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들 법안은 최장 330일 이후에는 반드시 본회의에서 표결처리 돼야 한다.
하지만 패스트랙에 극렬히 반대해 왔던 한국당이 받아들일 수 없다는 강경입장을 보이는 만큼 여야5당이 협상 테이블에 앉기는 당분간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더욱이 한국당은 ‘의원정수 30석 축소·비례대표제 폐지’가 당론이다. 선거법개정안 핵심 틀에서부터 여야4당과의 입장차가 너무 크다. 민주당과 야3당이 합의한 선거제도 개혁안은 현재 의원정수 300명을 유지하는 대신 253석인 지역구국회의석수를 225석으로 줄여 47석인 비례대표를 75석으로 늘이는 것으로 돼있다. 지속적인 인구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는 전북의 경우 지금처럼 단순히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한 선거구획정이 이뤄진다면 지역구 의석 10석은 지키지 못하게 된다. 지역 정치력 약화는 물론 도농 간 불균형이 심화될 것임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여기에 내년 총선을 승자독식구조로 치러서는 안 된다는 당위성을 갖고 추진했던 연동형비례제를 기초로 한 선거제 개혁안이 전북처럼 인구감소로 인해 선거구 통폐합이 불가피해지는 지방 도시들을 희생양으로 삼을 수밖에 없다는 문제점이 제기되면서 지역 반발 또한 적지 않다.
패스트트랙이 본회의 표결로 까지는 시간이 있고 정치권 이견 좁히기 과정에서 세부안이 조정될 가능성이 없진 않지만 간극이 너무 크다. 한국당이 ‘좌파독재’ ‘원천무효’를 주장하며 반발하는 것은 물론 선거법개정으로 지역구를 잃게 되는 의원들이 한둘이 아니란 점에서 최종 국회본회의 통과 자체가 불가능할 것이란 의견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전북, 전남, 강원도 등 도농복합도시 대부분이 지역구의석 축소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것 역시 가볍지 않다. 
개혁법안을 만드는 일이지만 지역 정치력 약화와 기형적 선거구 획정에 따른 심각한 불이익을 감수토록 하는 개악은 안 된다. 소도시나 농어촌 거주한다는 이유로 감내해야 했던 상대적 박탈감이나 소외감은 지금까지 만으로도 충분하다. 선거법 개정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한 진지한 논의가 시작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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