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특례시 지정에 미래가 달려있다

오피니언l승인2019.05.01l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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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술 전주시의회의장
 
 전주 특례시 지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전주 특례시 지정을 위한 범시민 서명운동에 나선 시민 수가 30만 명을 훌쩍 넘어섰고, 자생단체의 서명운동 역시 열기가 뜨겁다. 지난 4월에는 전주시의회와 국제라이온스협회가 함께 서명운동을 펼쳤고, 특례시 지정을 향한 지역민들의 강한 열망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런 열망을 보면서 특례시 지정에 대한 정부의 국가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을 향한 실천의지가 그 어느 때보다 높다는 점에서는 적극 환영한다. 
 그러나 인구 수 100만 명 이상을 기준으로 한 특례시 지정이 타당한가에 대해서는 강한 의문이 든다. 오히려 정부가 표방해왔던 균형과 분권의 길에서 멀어질까 우려된다.
 지난 수십 년에 걸쳐 이루어진 정부 주도의 경제개발은 경부 축을 중심으로 수도권과 영남에 집중되어 왔다. 오늘날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는 갈수록 커져갔고, 심화된 불균형은 차별과 소외를 받아왔던 일부 지역의 침체를 불러왔다.
 그렇다면 지방분권 강화를 위한 특례시 지정 기준은 지역의 경제, 지리적 특성, 지역 간 연계성을 충분히 고려하여, 그에 따른 합목적성과 형평성을 갖추어야 마땅하다.
 그럼에도 각종 지표와 도시 특성을 무시한 채, 인구 규모로만 기준을 정하는 것은 지방분권이 확보할 수 있는 다양성을 훼손하고 또 다른 차별을 가속화시킬 위험이 크다.   
 현재 정부가 제시하는 개정안의 특례시 기준을 충족하는 도시들은 이미 교통 및 사회 인프라가 잘 갖추어져 있고, 다른 도시와 비교해 봐도 생산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곳이 대부분이다.  
 인구가 100만 명 이상에 미치지 못한다는 이유로 전주와 청주, 성남 등 지역의 거점 역할을 하는 도시들이 특례시 지정에서 제외된다면 해당 지역의 혁신과 성장은 요원할뿐더러 광역시가 존재하지 않는 전북, 충북, 강원도의 위상은 더욱 약화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   
 무엇보다 인구만을 기준으로 도시의 경쟁력과 가치를 평가하기보다는 다양한 기준이 고려되어야 한다. 전주는 주민등록상 인구가 66만 명 정도이지만, 빅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하루 평균 생활 인구는 최대 100만 명을 넘는다.
 전주는 도청 소재지이자 전라북도의 중추도시로서, 전주에 위치한 공공기관의 수만 해도 고양시와 수원시보다 많다. 복잡한 행정여건과 실질적인 민원 수요는 광역 단위에 못지않은 전주를 비롯해 청주 같은 도시들이 특례시로 지정되는 것이 불균형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을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특례시로 지정되면 중앙으로부터 189개의 사무권한이 이양되는데, 중앙정부와 행정업무 조정이 가능한 ‘강화된 자치행정력을 갖춘’ 도시로 지위를 부여받을 수 있다.
 세부적으로는 부시장을 2명까지 둘 수 있고, 사립박물관·사립미술관의 승인 권한과 개발제한구역 해제 권한, 자체 연구원 설립 등의 권한이 주어진다.
 행정권한이 광역시에 준하여 격상되는 만큼 급증하는 행정서비스 수요에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고, 예산 배분과 국가사업 유치에서도 더 많은 몫을 요구할 수 있다. 
 지방분권과 국가균형발전은 시대가 요구하는 가치이다. 국가의 불균형적인 성장과 지방자치 퇴보는 막아야 한다. 지역별 거점 도시를 중심으로 고른 권한 배분이 이루어진다면 포용적 성장의 기틀을 다지고, 지방분권의 안정적인 정착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국회에서도 ‘인구 50만 이상으로서 도청 소재지인 대도시’와 ‘행정수요자 수 100만 이상 대도시’가 특례시 지정 기준에 포함될 수 있도록 하는 '지방자치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일부 의원들에 의해 대표발의 되어 추진 중이다.
 남은 입법과정에서 제도적 기반을 잘 설계하고, 여야 정치권의 공감대를 모아 지역특수성과 균형발전을 고려한 특례시 지정이 이루어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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