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욱 전북도 문화체육관광국장

 

“사투리를 빼면 안 되지! 사투리도 엄연한 조선의 말이고 자산인데” 우리말 사용이 금지된 1940년대, 전국의 우리말과 마음까지 모으는 이야기 영화 '말모이' 중 한징선생을 모티브로 한 조갑윤(김홍파 분)의 대사이다. 영화에서처럼 우리 선조들은 우리말과 글을 보존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국어기본법’ 제4조에도 지방자치단체는 지역어 보전을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그렇기에 방언의 보존과 활용 가치는 매우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현대화 과정에서 우리말보다는 영어 단어나 문법을 배우고 익히는데 힘써왔기에 방언은 안타깝게도 점점 소멸위기에 처해가고 있다. 더구나 방송이나 교육현장 등에서는 지역구분 없는 원활한 의사소통이라는 목표 하에 표준어 사용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다보니 결국 우리의 정겨운 언어는 점차 사라져 가고 있다. 오랜 세월 선조들이 우리에게 남겨준 소중한 문화유산이 계속 이런 식으로 외면당한다면 우리는 다양한 문화적 향유를 누릴 권리를 스스로 포기하고 한민족의 소중한 문화자원을 사장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언어는 그 언어권역의 전통과 문화를 잘 담아내고 방언 또한 지역사회에서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그렇기에 방언을 잘 보존하고 활용하는 것은 그 지역가치를 드높이는 일이다. 전라북도에서는 아쉽게도 아직까지 방언사전이 편찬된 적이 없어, <표준국어대사전>에 9개 도 가운데 가장 적은 202개의 전북 방언만이 실려 있어서 너무 안타까운 실정이었다.
따라서 전북도는 우리 지역의 말과 글을 보존하고 후손들에게 정제된 자료를 물려주기 위해 2017년부터 ‘전라북도 방언사전 편찬 용역 사업’을 진행해 왔고, 전라도 정도 천년의 해인 2018년을 맞아 집필을 완료하였다. 올해는 방언사전을 발간하여 배부하고 온라인 홍보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방언사전 발간으로 끝이 아니다. 계속해서 도민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수정작업을 해나가야 하며 산골 깊숙이 숨어있는 방언들까지 모두 찾아내 사전에 싣도록 노력해야 한다.
방언사전 발간 후 활용 또한 매우 중요하다. 내부적으로만 발간하고 나서 소유하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집필이 완료되기 전부터 이미 많은 도민들이 수시로 전화하여 현재 진행상황을 궁금해 하고 관심을 가져주었다. 이에 부응하여 온라인을 통한 홍보활동을 활발히 할 계획이다. 우선 전북도청 공식 누리집(홈페이지)에 방언사전을 전자책(E-book)형태로 게시하여 누구든지 자유롭게 개인용 컴퓨터를 통해 열람할 수 있고 자료를 내려 받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또한, 국내 최대 검색 서비스 네이버 사전을 통해서 전라북도 방언사전을 만나볼 수 있다. 네이버 국어사전에 등재하여 최상위 검색창에 용례를 검색하면 쉽게 자료를 접할 수 있다. 여기에 오픈사전에 등재하여 사후적으로 전라북도가 자체적으로 수정, 추가등재가 가능하도록 할 방침이다. 마지막으로 네이버 국어사전 하단 ‘자료제공’ 배너에는 다른 각종 국어사전들과 함께 나란히 전라북도 방언사전 링크를 볼 수 있다.
앞으로 전라북도 방언사전은 지역어의 보존 기능뿐만 아니라 도내 무형문화유산과 선조들의 생활 속 전통을 후대에 계승하는 역할을 하고 도민의 자긍심과 애향심을 드높이는 촉매제가 될 것으로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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