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른 봄날, 농촌관광거점마을로

오피니언l승인2019.05.09l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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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용 전북도 농축수산식품국장 
 
주말에 마지막 어린이날을 보내고 있는 막내아이를 위해 가족이 함께 익산 금강변 웅포권역에 다녀왔다. 전날 저녁 막내아이가 하고 싶어 하는 것이 무엇인지 물으니 캠핑을 하고 싶다한다. 하지만 난감했다. 마지막 어린이날 소원인데 평소 캠핑을 하지도 않는 처지에, 그것도 주말에 텐트를 구하는 것도, 캠핑장을 구하는 것도 어려웠다. 이미 예약이 다 끝나 버린 것이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어디 농촌마을에 가서 1박을 하며 숯불로 바베큐를 해먹는 것이었다. 다행히 아이도 사정을 어느 정도 알았는지 그것도 좋다고 한다! 몇 군데 부리나케 검색을 하면서 찾아낸 곳이 익산 금강변 웅포권역에 있는 산들강웅포 농촌관광거점마을이다.
주말에 시간이 되면 아이엄마와 함께 농업농촌의 현장을 둘러보곤 하는데, 다행히 산들강웅포 농촌관광거점마을은 마침 올해 초 들러봤던 곳이라 앞장서는데 자신이 있었다. 침대방과 온돌방 두 가지 형태의 방이 있었고, 야외에 바비큐 파티가 가능한 시설이 있었는데 그 때는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던 시점이었다.
우리 가족은 금강 성당포구 바람개비마을에 잠깐 들러 동화 속 세상처럼 형형색색 돌아가는 수만 개의 바램개비의 멋진 모습을 보고, 오후 5시가 넘어 도착한 숙소에는 주말이라 그런지 우리 말고도 차가 7~8대가 주차되어 있었다. 숙소 내부를 둘러보고는 아이들도 만족해했다. 우리는 짐을 숙소에 던져놓다시피 하고는 바로 자전거를 빌렸다. 아이들에게 너른 들녘도 보여주고 싶었고, 또 해질녘 금강변 자전거길을 따라 달리는 추억을 선사하고 싶었다. 농로를 지나 금강변 자전거길을 힘껏 달렸다. 한없이 쭉 뻣은 길을 따라 씽씽 내달리며 안겨드는 자연의 살가움과 훌훌 떨쳐지는 해방감은 어디 나 뿐이 아니었으리라.
저녁은 미리 예약해 마련된 숯불 바비큐 세트를 풀어 숯불을 지피고 가져간 양념돼지를 구웠다. 마당에 켜놓은 오렌지 빛 전등과 아이들이 가져간 작은 스피커를 타고 울려 퍼지는 노랫소리는 시골마을 팜파티의 분위기를 한껏 살려주었다. 야심작으로 준비한 마지막 별미는 요즘 김제, 부안을 중심으로 한창 출하되고 있는 감자다. 은박호일에 감싸서 마지막 잔불을 활용해 구었는데, 시커먼 껍질을 벗겨내고 하얗게 드러난 속살에서 풍겨지는 구수함은 정말 일품이다. 처음 볼품없음에 별로라고 고개를 내젓던 아이들도 한번 맛을 보더니 참 맛있다 연신 탄성이다.
마당 한 켠에서는 다른 아이들이 순박꼭질을 하더니 어느새 불꽃놀이가 한창이다. 불꽃을 신기해하며 까르르 웃는 아이들의 모습은 적막한 시골마을을 더욱 훈훈하게 하는 느낌이었다.
다음날 아침 아이와 함께 이번에는 자건거를 타지 않고 걸어서 다시 한번 금강변에 나가봤다. 아이가 바다같다던 금강변 아침의 모습이 나도 궁금했고, 시골 들녘의 느낌을 더 안겨주고 싶은 생각에서였다. 금강변을 나르는 큰 물새도 보았고, 어른 팔뚝 만한 잉어들이 얕은 개울을 철벅철벅 헤엄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근처 식당에서 간단히 늦은 아침을 먹고서 가까운 입점리 고분군을 들렸다. 1986년 지역 고등학생이 우연히 발견하게 되었다는 입점리 고분은 백제시대 귀족의 무덤으로 추정되는데 금으로 만든 관모, 신발 등이 출토였다고 한다. 전시관 뒤 산자락을 타고 고분군을 둘러볼 수 있게 잘 정비되어 있는데 우리고장의 역사를 배울 수 있는 꽤 괜찮은 장소다.
사실 우리지역 농촌에 가면 언제든 자연을 느끼고 배울 수 있는 공간이 참 풍부하고, 주변엔 의뢰로 괜찮은 역사문화 관광지도 있다. 시군별로 그런 농촌마을의 중심에 위생적이고 어느 정도 품격을 갖춘 숙소, 다양한 체험시설을 갖춤으로써 사람찾는 농촌의 마중물 역할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 바로 ‘농촌관광 거점마을 프로젝트’이다. 2015년부터 도내 12개 시군에 사업을 추진 중인데 현재 7개 시군은 사업이 완료되어 운영되고 있고, 나머지 5개 시군도 올해 안에는 마무리될 예정이다.
지금 운영 중인 전주 원색장 마을, 익산 산들강웅포마을, 완주 오복마을, 진안 외사양마을, 무주 무풍승지마을, 고창 강선달마을, 부안 삼현마을을 한번쯤 가서 숙박도 해보고 주변도 둘러볼 기회를 갖기 권한다. 가게되면 해당 마을뿐 아니라 주변 관광지도 꼭 둘러보길 강력히 추전해 본다. 철에 맞게 가면 그 지역의 특별한 농특산물도 현장에서 구입할 수 있는 덤도 주어진다.
물론 가족단위로만 가야하는 곳은 아니다. 직장에서 자주 갖는 30~50명 규모의 세미나도 좋다. 굳이 비싼 호텔이나 회의장을 빌리기보다 여기에 가면 자연이 주는 여유로움과 시골스러운 정겨움도 있다. 뷔폐처럼 화려하지 않지만 정갈하고 맛깔스런 시골음식을 맛볼 수도 있다.
푸르름이 한껏 느껴지는 5월, 별 볼일 없다고 무관심했던 우리 농촌마을을 찾아가 보자. 정보 부족으로 농촌마을 어디서 숙박을 해야 할지 고민이 된다면 우선 전라북도와 시군이 함께 추진하는 ‘농촌관광 거점마을’을 찾아가 보자. 겉만 그럴싸한 해외 유명 관광지보다 담아올 수 있는 추억이 더 진하고 크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될 것이다. 그래서 효도여행으로도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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