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4년 5월 11일(음력 4월 7일), 이날은 ‘사람이 곧 하늘이다’라는 인내천(人乃天·모든 사람이 평등하고, 높고 낮음이 없다) 사상에 기반 한 동학농민군이 관군을 상대로 정읍 황토현 일대에서 첫 전투를 벌여 대승을 거둔 날(황토현전승일)이다.
‘황토현전투’ 대승으로 ‘잘못된 권력을 백성이 바로잡는다’는 동학정신의 표출과 동학농민혁명의 열기는 높아졌고, 이후 4.19혁명, 5.18민주화운동, 6월 항쟁은 물론, 최근의 촛불혁명까지 대한민국 민주주의 발전의 단초가 됐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전북도는 지난 11일 오전 11시 서울 광화문 북측광장에서 ‘제125주년 동학농민혁명 기념식’을 개최했다.
125년 만에 국가 법정기념일로 제정되면서 정부 주관의 첫 기념식이 열린 이날, 동학농민혁명의 근·현대사적 의미와 뿌리가 조명됐고, 주체세력이었던 ‘전북인’들의 함성이 다시 울려 퍼졌다.
특히, 지난 1894년 동학농민혁명이 발생한지 125년 만에 법정 국가기념일이 황토현전승일(5월 11일)로 제정된 이후 치러진 첫 국가 기념식이라는데 그 의미는 상당하다고 평가된다.
동학농민혁명은 평등하고 자유로운 나라를 꿈꾸던 ‘아래로부터의 저항과 개혁 정신’으로 대표된다.
혁명의 주체사상인 ‘민본(民本)’은 전국 곳곳의 의병활동과 올해 100주년을 맞은 3.1혁명의 마중물 역할을 했으며, 이후 4.19혁명, 5.18 광주민주화운동, 6월 민주항쟁, 촛불혁명으로 계승돼 민주주의의 뿌리가 됐다.
정부 주관으로 열린 이날 기념식에는 이낙연 국무총리, 박양우 문체부장관, 송하진 전북도지사, 이형규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이사장, 국회의원, 손화중 증손자, 전국 시·도지사, 혁명참여자 유족·단체, 시민 등 1000여명이 참석했다.
전북에서는 송하진 도지사를 비롯해 정읍시장, 부안군수, 고창부군수, 정읍·고창·부안 기념사업회원, 유족회 전주지부 등 400여명이 함께했다.
동학농민혁명은 125년 전 전북 고창 무장기포지에서 ‘포고문 낭독’을 시작으로 촉발돼 지역적 한계를 벗어나 전국적으로 전개된 대한민국 근·현대사 역사의 민주·민중 혁명의 뿌리다.
이번 기념식은 정부주도의 첫 번째 기념식으로 혁명정신의 가치와 의미를 범국민적으로 확산하기 위해 전북이 아닌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행사가 치러졌다.
이번 첫 번째 기념식에서는 혁명을 최초로 주도한 주체세력이 바로 ‘전북인들’이었다 점이 부각됐다.
송하진 지사는 “기념식을 계기로 동학농민혁명의 애국·애족정신의 역사적 의미와 가치가 국가적으로 확산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며 “앞으로도 혁명의 발상지이자 주체인 전북도가 중심이 돼 동학정신 선양에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낙연 총리는 “사람을 하늘처럼 받드는 세상을 만들고자 했던 의로운 혁명이 125년 만에 비로소 합당한 인정을 받게 됐다”면서 “우리의 민주민족 의식과 역량을 일깨우고 길러준 동학농민혁명은 정당하게 평가되고, 영구히 기억돼야 한다. 민간과 지자체, 정부는 혁명의 진상규명과 명예 회복, 유적 복원에 더욱 노력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유승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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