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2주년을 맞아 9일 KBS특집대담 '대통령에게 묻는다'에 출연해 남북관계, 국내정치, 권력기관 개혁, 민생 경제, 적퍠청산 등 국정 현안 전반에 대해 견해를 밝히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여야 지도부 회담과 여야정 상설 국정협의체 재가동을 공식 제안한 후 여야 모두 회담 필요성에 공감하면서 대치 정국이 해소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더욱이 대화에 강경입장을 고수해온 자유한국당이 긍정적 반응을 보여 문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 회동은 이달 중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9일 취임 2주년 KBS 특집대담에서 선거제와 개협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교착상태에 빠진 정국 해소에 적극적인 의지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패스트트랙 문제로 여야 정치권이 이렇게 대치하는 것은 국민 입장에선 참으로 답답한 국면이 아닐 수 없다”며 “민생 법안들도 많이 있고 추경 문제도 논의해야 하고, 지금 필요한 것은 (지난 3월 합의한) 여야정 상설 국정협의체를 가동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기 때문에 저의 제안에 야당 측에서 성의있게 답해달라”며 “입장차가 큰 패스트트랙 문제를 다루기 어렵다면 우선 대북 식량지원, 남북문제에 국한해서라도 머리를 맞대자”고 했다.

그러나 여야정 협의체 성사까지는 회담 형식과 의제 선정에 고비도 예상된다. 한국당이 지도부 회동을 일대일 회담으로 요구하면서 여야 4당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의제도 현안 전반을 모두 다루자는 주장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10일 “국민들의 걱정을 덜어드리기 위해 가급적 빠른 시일 내 대통령과 여야 대표들의 회동이 개최되기를 희망한다”며 “관련한 실무협의를 즉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의제와 관려해서는 대북 식량지원에 국한하지 않고 민생현안을 포함해 논의 범위를 넓히자는 의견도 적극 수용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강기정 정무수석을 중심으로 여야간 물밑조율을 거쳐 5월 안에 회담 날짜가 정해질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이와함께 취임 2주년 대담에서 한국당이 ‘독재자’라고 언급한 것을 어떻게 보냐는 질문에 “촛불민심으로 탄생한 정부를 색깔론과 함께 ‘독재’라고 규정하는 것에 뭐라고 말씀드려야 할지 모르겠다”면서 “패스트트랙은 다수 의석을 가진 측에서 독주하지 못하게 하면서 야당은 물리적인 저지를 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그 해법을 선택한 것을 독재라고 하는 것은 맞지 않는 이야기”라고 반박했다.

검찰이 검경수사권 조정안에 반발한 것에는 “충분히 자신들의 의견을 밝힐 수 있는 것”이라며 다만 “검찰이 사정기관으로서 본연의 역할을 다하지 못했기 때문에 개혁의 방안으로 논의가 되고 있는 것이다. 스스로 개혁할 수 있는 많은 기회들을 지금까지 놓친 만큼 검찰이 보다 겸허한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사회원로와의 간담회에서 ‘선적폐청산 후협치’원칙을 밝혔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그렇게 말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문 대통령은 “사회일각에서 적폐수사는 끝내고 통합으로 가자고 해서 견해를 말한 것”이라며 “적폐 수사재판은 앞의 정부가 시작해 우리 정부는 기획하거나 관여하지 않았고, 통제할수 없다는 게 제 생각”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개인적인 생각을 말하자면 국정농단이나 사법농단이 사실이라면 심각한 헌법 파괴적 일이라 그 일에 대해 타협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과 관련해서는 “재판 확정 이전에 사면하기는 어럽다”는 입장도 밝혔다.

인사실패 평가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며 “임명된 장관들이 의무를 제대로 못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인사 실패다. 하지만 잘하고 있다면 인사 실패일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검증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 더욱 강화하겠다고 했다.

대담 당일을 포함해 최근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관련해서는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이런 행위가 거듭된다면 대화와 협상국면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을 북한에 경고하고 싶다”면서 단거리 미사일이라고 하더라고 탄도미사일인 경우엔 유엔 안보리결의에 위반될 소지가 있다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측에서도 한편으로 자기 의사를 표현하면서 한편으로는 판이 깨어지지 않도록 아주 유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그렇게 판단된다”며 근본적인 해법은 북미가 조속히 마주 앉는 것이고, 이를 위해 우리 정부도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대담은 사전에 주어진 원고 없이 진행자의 질문에 문 대통령이 직접 남북관계, 국내 정치, 권력기관 개혁, 일자리 등 민생경제, 적퍠청산 등 국정 현안 전반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최홍은기자·hiim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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