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하고 아름다운 전통문화가 사라지는 게 안타까웠던 소진영 작가는 전통등에 현대미술을 접목, ‘현대한지등조형’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

선과 선으로 면을 만들고 면과 면으로 공간을 만드는 지난한 과정은 그 안에 자리할, 어둠을 밀어낼 빛으로 보상 받는다. 금속도 사용, 따스하고 부드러운 느낌을 주는 한지에 차갑고 세련된 분위기를 더한다.

얼마 전 고창 선운사에서 선보인 작품은 ‘보왕삼매론’이다. 이는 선운사 머릿돌에 쓰여 있어 더없이 어울린다.

보왕삼매론은 중국 원나라와 명나라 때 묘협스님이 쓴 <보왕삼매염불직기>에 나오는 구절이다.

몸에 병 없길 바라지 몰라, 세상살이 곤란함이 없길 바라질 말라, 친구를 사귀되 내가 이롭기를 바라지 말라 등 일상이나 수행 중 마주할 수밖에 없는 걸림돌을 디딤돌로 바꿔주는 가르침이다.

소 작가의 작품도 인생의 크고 작은 어려움들이 경험과 성숙으로 거듭남을 말하는 듯하다. 한지 안 은은한 LED조명은 어둠을 꽃으로 피우는 중이다.

전북대 예술대 미술학과 학사와 전주대 문화산업대학원 한지문화예술학 석사를 마쳤다. 지난해 사립박물관 문화지원사업서 체험과 교육을 진행했으며 이집트에서도 워크숍과 강연을 했다.

제3회 전국세종한글디자인공모전 은상과 제34회 무등미술대전 공예(지) 부분 우수상 등을 받았다./이수화기자‧waterflower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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